21일 코스피가 북한 포격 도발 소식에 장중 1,900선마저 내주는 등 무너진 투자심리에 맥을 못추고 있다.

이날 오전 9시3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5.27포인트(1.84%) 내린 1,879.28을 나타냈다. 지수는 51.76포인트(2.70%) 내린 1,862.79로 시작한 뒤 기관의 매수세에 일부 낙폭을 회복했지만, 여전히 1,900선 아래에서 움직이고 있다.

최근 중국 경기 둔화, 미국 금리 인상 우려 등으로 미끄럼틀을 탄 증시에 북한군의 서부전선 기습 포격 소식이 추가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날 '블랙 프라이데이'를 맞은 한국 증시에 겁먹은 개미들의 대거 이탈 현상도 가속화되고 있다.

오전 9시21분 현재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 순매도 규모는 각각 1143억원, 280억원이다.

금융투자업계는 그간 글로벌 경기 둔화와 중국 증시 하락, 미국 금리 인상과 같은 여러 대외 변수가 한국 증시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지목해 왔다.

개인투자자인 직장인 박모(27)씨는 "미국 증시도 흔들리는 데 북한 문제까지 겹치면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며 "손실을 보더라도 일단 팔아야겠다는 생각에 갖고 있던 주식들을 매도했다"고 말했다.

전일(20일) 오후 3시52분께 북한군은 로켓포로 추정되는 포탄 1발을 경기 연천군 중면 지역으로 발사, 우리 군은 155mm 포탄 수십여발을 대응 사격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 지수는 장 시작과 함께 시가 기준 지난 1월8일 1895.85 이래로 약 7개월 보름 만에 19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1914.55)보다 51.76포인트(2.70%) 떨어진 1862.79로 출발했다. 코스닥 지수도 625.56으로 출발하며 전일(656.71) 대비 4.74% 떨어졌다.

HMC투자증권 변준호 연구원은 "투자 심리가 위축된 국내 증시가 대북 리스크까지 반영하게 됐다"며 "내륙 포격이 처음이고, 데드라인 시점이 주말이기 때문에 불안감이 오늘 증시에서 좀 더 극대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전 9시40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23% 내린 1971.82, 코스닥 지수는 4.29% 떨어진 628.51을 기록하고 있다.

한편 간밤 중국 증시 불안과 국제유가 급락에 미국 및 유럽 증시가 휘청거린 것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날(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58.04포인트(2.06%) 내린 16,990.69에 거래를 마쳤으며 2014년 2월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영국 런던 증시,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 프랑스 파리 증시도 모두 하락으로 마감했다.

다만, 경험칙상 지정학적 리스크는 짧고 큰 충격을 준 뒤 빠른 회복으로 이어졌기 때문에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아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과거 경험을 되돌아볼 때 지정학적 위험에 대한 주식시장의 민감도는 높지 않았다"며 "이는 북한의 반복적인 긴장 조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학습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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