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평도, 대피한 주민들
북한의 포격 도발로 남북 간 긴장감이 높아진 이후 첫 주말을 맞은 22일 서울 시민들은 큰 동요 없이 비교적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북한이 밝힌 최후통첩 시간이 다가올수록 뉴스가 나오는 TV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등 추가 도발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민들도 많았지만, 남북 고위급 접촉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기도 했다.

서울역과 서울광장, 광화문 등은 평소 주말과 마찬가지로 승객들과 외국인 관광객 등으로 붐볐다. 가족이나 연인 등과 함께 막바지 여름휴가를 즐기는 시민들도 많았다.

한낮 최고기온이 30도 안팎까지 오르면서 오후에는 서점, 미술관, 영화관 등을 찾는 시민들이 많았다. 노트북이나 책을 펼쳐놓고 카페에서 업무를 보거나 과제를 하는 '코피스(Coffee+Office)족'도 자주 눈에 띄었다.

시민들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해 '걱정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북한의 군사도발과 위협에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의견만큼이나 남북 당국이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광화문 소재 서점에서 만난 대학생 염모(25)씨는 "전쟁까지 일어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북한이 추가 도발을 벌일 수는 있겠지만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무모한 군사도발을 계속 하겠느냐"며 "만약 북한이 다시 군사적 행동을 할 경우 즉시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북한의 나쁜 버릇을 고쳐줘야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33·여)씨는 "며칠 동안 계속 북한 도발에 대한 뉴스만 나오고 저쪽에서 최후통첩까지 했다고 하니 불안한 마음은 어쩔 수 없다"며 "하루빨리 이런 상황이 해결되면 좋겠다. 그러려면 우선 남북이 서로 마주보고 앉아 더 이상 싸우지 말자고 대화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 도발하고, 보복하고, 다시 협박하고 이런 과정들이 계속되면 남북 모두 좋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주말 명동 거리와 동대문 인근은 오가는 외국인으로 붐볐다. 이들은 단체로 기념사진을 찍는 등 한국을 즐겼다. 명동의 한 화장품 판매장에서 일하는 직원은 "손님 수는 매일 매일 다르지만 오늘이라고 유난히 적지는 않다. 북한 포격의 영향은 없는 거 같다"고 말했다.

명동에서 만난 영국인 관광객 패트릭 블라드(69)는 "북한이 전면전에 나선다면 미국에 의해 초토화될 것이다. 북한이 그런 위험을 감수하면서 추가 도발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은 나에게 위험한 장소가 아니다. 영국보다 위험하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관광차 명동을 방문한 20대 미국인은 "이 사건이 더 심각한 상황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서로 대화해서 관계를 회복할 거라고 생각하고 그러길 바란다"고 말했다.

독일에서 왔다고 자신을 소개한 알렉산드라 보에처(24·여)는 "전쟁이 일어날 것 같지 않다. 만약 북한이 남한에 전쟁을 일으킨다면 그건 미련한 짓일 것이다. 왜냐면 미국이 전장에 뛰어들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오후 3시30분께 서울역 로비에는 방송 뉴스를 보는 시민들이 많았다.

이날 오후 6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 황병서 북한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가 참여하는 '2+2 고위급 접촉'이 열릴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은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 시민들은 스마트폰을 켜고 관련 뉴스를 검색하기도 했다.

TV를 지켜보던 박모(40)씨는 "남북 모두 최악의 경우는 일단 피해야 되지 않겠느냐"며 "대화를 통해 최대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을 실향민이라고 소개한 조모(65·여)씨도 "걱정이 컸는데 윗분들이 서로 만나서 대화를 하겠다고 하니 너무 다행스럽다"라며 "무슨 일이 있어도 더 이상 전쟁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북한의 '화전양면' 전술을 경계하기도 했다.

서울역 앞에서 만난 김모(48)씨는 "북한이 먼저 도발을 해놓고 계속 위협하다가 갑자기 다시 대화를 하겠다는 게 이상하다"며 "데드라인을 정해놓고 뭔가 엄청난 도발을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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