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역세권', '초역세권','지하철 5분거리'…

아파트 분양 광고에서 교통 편의를 강조하기 위해 단골 메뉴처럼 등장하는 표현이다. 심지어는 지하철 역과 상당히 떨어진 아파트 단지를 분양할 때도 '역세권'이라는 단어를 동원한다.

전문가들은 '역세권' 분양단지 청약에 앞서 실제로 걸어서 얼마나 걸리는지를 확인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역세권이라고 내세우려면 지하철 역에서 아파트 단지까지 걸어서 아무리 많이 걸려도 10분 안에 도착해야 한다. 역세권을 강조할 경우 지하쳘 역까지 5분 안에는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 보통 도보 5분 거리라면 지하철 역에서 반경 500m 이내에 자리잡고 있다.

이런 아파트 단지는 한정돼 있는데다 편리한 입지 등에 힘입어 수요도 많다. 역세권 아파트는 교통환경이 좋은 만큼 전·월세 수요가 풍부하다. 부동산 침체기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는데다 매매 가격도 인근 시세보다 높다.

2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하철 2호선 신천역과 바로 맞닿은 송파구 잠실동의 리센츠의 경우 매매가격이 3.3㎡당 3049만원에 이른다. 송파구 평균 아파트 시세(3.3㎡당 2266만원)보다도 무려 800만원 가량 높다.

도보로 지하철역으로 이동할 수 있는 '역세권'이라도 지하철역과 얼마나 가까운가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7월 현재 지하철 4호선 길음역에서 300m 떨어져있는 길음뉴타운래미안6단지(2006년 11월 입주)의 경우 전용 84㎡ 매매가격은 5억4000만원 안팎이다. 반면 길음역에서 1.1㎞떨어진 '길음뉴타운5단지(2006년 6월 입주)'는 같은 면적이라도 4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지하철역에서 얼마나 가까우냐에 따라 가격 상승률도 차이를 보인다.

'길음뉴타운래미안6단지'는 지난해 7월 이후 1년동안 19.3%(1233만원→1471만원) 상승한 반면 '길음뉴타운5단지'는 11.5%(1095만원→1222만원) 오르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건설업체들은 무조건 아파트 분양 광고를 통해 '역세권'을 내세운다. 하지만 상당수는 '과장 광고'다.

올해 '역세권'을 내세워 분양한 아파트 단지 가운데 지하철 역까지 걸어서 10분이상 걸리는 곳도 많았고, 두 개의 지하철역 사이의 어중간한 위치인데도 '더블 역세권'이라고 내세우기도 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역세권'이나 '걸어서 5분 거리'라는 표현을 그대로 믿기보다는 반드시 분양현장에 찾아가 지하철 역과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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