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한국농어촌공사 상임감사 시절이야기다.

매주 월요일 이 책에도 수록되었지만 ‘주인의식과 성공’ ‘청렴이란’등의 글을 써서 6천여 직원들에게 이메일로 보내주었다. 매주 월요일 직원들에게 보내는 글이 직원들에게 신선한 반응을 일으켰다.

시사종합경제지 토요경제에서 이메일 글을 매주 칼럼으로 게재하고 싶다는 제안이 들어왔다. 쑥스럽기도 하고 처음엔 거절하였다. 거듭되는 게재요구에 마지못해 허락했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벌써 3년 가까이 토요경제에 <한창희 칼럼>을 매주 연재하고 있다. 그 칼럼들을 한데모아 책으로 엮게 되었다.

칼럼 중에 ‘사랑도 연습이 필요하다“가 있다.

필자는 아들만 둘이다. 큰애가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하였다. 큰애에게 봉급을 받으면 너의 용돈을 제외하곤 모두 동생의 학비와 용돈으로 주라고 했다. 네가 결혼하거나 결혼하기 전이라도 동생이 취업하면 주지 않아도 된다고 하였다. 큰애가 멍하니 내 얼굴만 쳐다보았다. 통상 저축하라고 하는데 말이다.


사실 가족은 겁재(劫財)의 관계다. 재물을 그냥 가져가도 되는 관계다. 부모가 사망하면 재산은 자식에게 상속된다. 자식이 분가하면 부모가 살림살이를 마련해준다. 자식이 저축하여 살림살이를 마련하는데 보태든, 저축대신 동생의 학비와 용돈을 주든 부모입장에서는 그 돈이 그 돈이다.


하지만 형제들 입장에서는 다르다. 형이 봉급전액을 동생의 학비와 용돈으로 주는데 감동먹지 않을 동생이 어디 있겠는가? 틈만 나면 맞먹으려고 덤비던 동생이 용어부터가 형님으로 바뀌었다. 동생도 무엇이 생기면 형부터 챙기려고 한다. 형제간에 우애가 돈독해졌다. 사랑도 분명히 연습이 필요하다.


정치도 사랑처럼 연습이 필요하다. 재력이 좀 있다고, 공직생활을 통해 이름이 좀 알려졌다고 정치의 개념도 모르고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들이 허다하다. 낙선하면 스트레스를 못 이겨 암에 걸리기도 한다.  당선이 돼도 정치를 전쟁놀이 하듯 한다. 정치는 정적(政敵)을 다스리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정적(政敵)을 포용하고 공생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정치다. 통치는 국민을 다스리는 것이다. 전쟁은 적을 섬멸하는 것이다. 정치의 개념도 모르고 정치를 하기 때문에 우리정치가 전쟁하듯 시끄러운 것이다. 포용도 연습이 필요하다.


윌리엄 제임스의 말이 생각난다.


  생각을 바꾸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을 바꾸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을 바꾸면 인격이 바뀌고,

  인격이 바뀌면 운명도 바뀐다.


연습은 습관을 바꾸는 훈련이다. 연습을 하지 않고는 어떤 행동이 습관적으로 바뀌질 않는다. 운동선수뿐만 아니라 탤런트나 가수들이 피나는 연습을 괜히 하는 것이 아니다. 인생만사가 연습이 필요치 않은 데가 없다.


필자가 <한창희 칼럼>을 한 권의 책으로 펴내면서 우려되는 점이 있다. 본 책에는 정치칼럼이 많다. 시장시절 가슴 아픈 이야기도 있다. 칼럼을 게재할 당시의 정치현실에선 적절한 시각이었지만 세월이 흐른 오늘날에는 적합지 못한 부분도 있다. 필자의 미래 예측능력을 반성하는 뼈아픈 대목이기도 하다. 참고로 시사적인 정치칼럼은 게재일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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