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23일 오후 미 다우존스 산업지수가 갑자기 약 150포인트 하락했다.

당시 한 언론사 홈페이지가 해킹당해 트위터에 "백악관에 두 차례 폭발이 있었고, 오바마 대통령은 부상했다"는 글이 올라오면서 지수가 급락했다.

해킹으로 빚어진 소동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뒤 지수는 다시 원점을 되찾았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오르내리는 정보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가장 극적으로 드러난 셈이다.

SNS에 오가는 정보를 금융투자에 활용하는 '빅데이터' 시대가 도래했다. 케이만 아틀란틱(Cayman Atlantic)은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영국계 투자회사다. 이 회사가 밝힌 지난해 총 누적수익률은 25.10%, 올 8월까지 누적 수익률도 9.30%에 달한다.

지난해 다우 지수가 8.40% 상승, 올초부터 8월까지는 오히려 7.31%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케이만 아틀란틱은 헤지펀드 더웬트캐피털마켓츠(Derwent Capital Markets) 펀드매니저였던 폴 호틴(Paul Hawtin)이 설립한 회사다.

지난 2011년 호틴은 조한 볼렌(Johan Bollen), 후이나 마오(Huina Mao) 인디애나 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진과 운용자금 4000만 달러 규모의 SNS 활용 펀드를 조성했다.

당시 연간 15~20% 수익률을 기대하면서 출범한 이 펀드는 약 한달만에 1.86% 정도의 수익률을 기록한 뒤 문 닫았다.

당시 호틴은 시장의 선호에 맞는 헤지펀드 상품을 내놓기 어렵고, 이를 이해하는 고객층도 적어 펀드를 접는다고 밝혔다.

이후 호틴은 케이만 아틀란틱을 설립, 지난 2012년부터 최근까지 빅데이터를 활용한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케이만 아틀란틱은 SNS를 활용한 빅데이터 분석 투자 상품인 MTA(Managed Trading Account)를 운용하고 있다.

케이만 아틀란틱이 제공하는 MTA는 먼저 유럽과 미국 시장 상장 기업, 각종 자산 지표에 관해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정보를 모아 분석한다.

종목에 대한 투자 판단은 팔로워 1000명 이상의 트위터 계정들이 바라보는 시각을 반영한다. 한 회사가 생산하는 상품에 대한 평가들을 모으면 그 종목의 향후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석을 통해 가장 낮은 위험도에 가장 낮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뜻인 1단계에서부터 7단계까지 구성된 수치를 산출, 매수와 매도 여부를 판단한다.

일본 카부닷컴 증권도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하고 있다. 카부닷컴은 트위터와 일본 SNS인 믹시에 오르내리는 반응을 문장 단위로 분석, 주가 변동과 관계가 높은 정보들을 모아 이를 매매 거래에 활용한다.

미국의 뉴욕증권거래소 자회사인 나이스테크놀로지(NYSE Technology)도 6개 정도의 사회 감성지수를 발표, 이를 실제 매매에 활용하는 기관이나 개인 투자자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영국과 일본, 미국 등의 빅데이터 활용 사례가 한국 자본시장의 롤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자본시장에서 SNS를 활용한 주가 예측 모델을 개발 중인 코스콤 강태홍 상무는 "케이만, 카부 닷컴 같은 경우 이미 빅데이터를 도입해 성과를 내고 있는 사례"이라며 "후발 주자인 한국 핀테크 기업들에게도 좋은 시사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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