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IARC)가 햄·소시지 등의 가공육과 붉은 고기를 발암물질로 분류한 것과 관련해 보건당국은 "우리 국민이 섭취하는 수준은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고 밝혔다.

다만 당국은 가공육과 적색육 소비가 증가하고 있어 국민 건강을 위한 적정 섭취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로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일 충북 오송본부에서 브리핑을 열고 "국민의 가공육과 적색육 섭취실태, 제외국 권장기준, WHO 발표내용, 육류의 영양학적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현재 국민이 섭취하는 가공육과 적색육의 섭취 수준은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30일 열린 식품·의약 전문가 회의에서도 "현재까지 조사된 자료를 바탕으로 볼 때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결론 내렸다. 전문가들은 "IARC 발표는 과도한 가공육 섭취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일 뿐 먹어서는 안되는 음식으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실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분석한 결과 우리 국민 가공육 섭취량은 1일 평균 6.0g에 불과했다. WHO는 가공육을 매일 50g 섭취하면 암발생율이 18% 증가한다고 발표했다.

또 가공육 발색 및 보존에 사용되는 아질산나트륨에 대한 국민들의 1일 섭취량(2009~2010년)은 WHO의 1일섭취허용량의 11.5%에 불과했다.

적색육의 경우도 1일 평균 섭취량은 61.5g 수준으로 WHO가 발표한 매 100g 섭취시 암발생율이 17%씩 증가한다는 내용을 감안하면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국제암연구소는 전세계 적색육 섭취 인구의 중간 섭취량을 1일 50~100g으로, 많이 섭취하는 경우를 200g 이상으로 제시하고 있다.

제외국의 가공육과 적색육의 섭취 권장량(영국 70g, 호주 65~100g)과 비교했을 때도 우리 국민 1일 평균 섭취량 67.5g은 외국에서 제시한 권장량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다만 20~30대 젊은 남성은 적색육 섭취가 100g을 약간 웃돌고 성장기 청소년은 가공육 섭취가 빈번해 채소 등 다양한 식품 섭취와 함께 적당한 운동 및 균형 있는 식습관을 유지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육류가 단백질, 비타민 등 공급원으로서 반드시 필요한 식품이지만 가공육 및 적색육 섭취 평균을 웃도는 소비층이 일부 있다"며 "최근 섭취 증가 추세 등의 패턴을 감안해 우리 국민의 적절하고 균형 잡힌 섭취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당국은 우선 올해 학계 및 관련기관 등과 함께 외국의 섭취권고기준 및 설정 근거 등 관련 자료를 분석해 식생활 실태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조사 결가 나오면 내년 하반기부터 가공육 및 적색육의 섭취 가이드라인을 단계적으로 제시할 방침이다.

또 청소년들의 과도한 가공육 섭취를 예방하기 위해 가공육 육함량 표시제 도입과 스스로 먹는 양을 알 수 있도록 스마트폰용 앱 등을 개발해 보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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