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김양건 노동당 비서 사망
[김홍배 기자]남북 간 8·25 합의를 끌어내며 북한에서 '공화국 영웅' 칭호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김양건 노동당 대남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29일 오전 6시 15분에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향년 73세.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양건 동지가 주체104(2015)년 12월 29일 6시 15분에 73살을 일기로 애석하게도 서거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김양건 동지는 수령 김일성 동지와 영도자 김정일 동지의 충직한 혁명전사이며, 김정은 동지의 가장 가까운 전우, 견실한 혁명동지"라며 "주체혁명 위업을 위해 헌신적으로 투쟁해온 당과 인민의 훌륭한 아들"이라고 치켜세웠다.

김양건 노동당 대남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은 북한의 대남 정책을 관장해온 핵심 인물이다.

특히 그는 지난 8·25 남북고위급 합의에서 우리 정부의 대북확성기를 제거한 공로를 인정받아 북한에서 '공화국 영웅' 칭호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유공자 세력'으로 분류되는 김양건 대남 비서는 1942년 평남 안주에서 태어나 김일성종합대학 불어과를 졸업한 후 국제부를 거쳐 통일전선부 비서까지 오른 자수성가형 외교 브레인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청년동맹중앙위원회와 대외문화연합위원회 지도원을 거쳐 당 중앙위원회 국제부 부장을 역임했다. 이어 지난 2007년 통일전선부 부장을 맡은 뒤 통일전선부 비서까지 올랐다.

김일성과 김정일, 김정은까지 3대에 걸쳐 핵심 브레인 역할을 해온 그는 2007년 10월 남북정상회담을 주도하는 등 김정일 시절에 도드라진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대남 관계에 있어 합리적으로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는 '온건파'로 알려진 김양건 대남 비서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에게 대남 정책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직접 얘기할 수 있을 정도의 무게감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김양건 대남 비서의 갑작스러운 사망이 남북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에서 당장 김양건 대남 비서와 같은 무게감으로 남북관계를 처리할 사람은 없다고 봐야 한다"며 "북측의 대남 정책이 경직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국가유공자 세력'으로 분류되는 김양건 대남 비서는 김일성 종합대학을 졸업한 후 청년동맹중앙위원회와 대외문화연합위원회 지도원을 거쳤으며, 당 중앙위원회 국제부에서 부장까지 맡은 다음 통일전선부 부장을 거쳐 비서까지 역임했다.

한편 이날 통신은 "김양건 동지는 수령님들의 조국통일 유훈을 관철하기 위한 투쟁에 지혜와 정열을 다 바쳤다"며 "고결한 충정과 높은 실력을 지니고 오랜 기간 당의 위업을 받들어온 김양건 동지를 잃은 것은 당과 인민에게 큰 손실"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비록 서거했으나 당과 혁명, 조국통일위업을 위해 바친 그의 헌신적 노력과 빛나는 공적은 길이 남아있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북한은 김양건 대남 비서의 장의식을 국장으로 치르기로 하고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장의위원회를 구성했다.

국가장의위원은 모두 69명으로 구성됐으며 이 명단에는 최근 지방의 협동농장에서 혁명화 교육을 받고 있던 최룡해가 포함됐다.

김양건의 시신은 평양시 보통강구역 서장회관에 안치돼 있으며, 30일 오후 2시부터 오후 7시까지 조문을 받을 예정이다. 발인은 31일 오전 8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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