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고분양가 진원지인 강남 재건축 단지가 내년 분양을 앞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전국적으로 미분양 공포가 확산되고 있지만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분양가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초구에 올 가을 대기중인 재건축 분양물량의 3.3㎡당 평균 분양가가 3600만원을 넘어 4천만원에 이를 전망이다.

3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 10~11월 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삼성물산, 대림산업, GS건설 등 대형 건설사 5곳이 서울 서초구에서 잇따라 재건축 아파트 분양에 나선다. 이들 단지의 예상 및 확정 분양가는 3200만원~4100만원 정도다.

특히 오는 9일 가장 먼저 분양에 나서는 대우건설의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과 다음달인 11월 견본주택 문을 여는 대림산업의 '아크로리버뷰'는 3.3㎡당 분양가가 4000만원을 넘나들 것으로 예상돼 업계와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3.3㎡당 평균 분양가가 4000만원을 넘어선 곳은 '반포 아크로리버파크'(1차 4046만원, 2차 4130만원)가 유일하다. 4000만원을 넘는 고분양가에도 불구하고, 반포 아크로리버파크는 1차의 경우 평균 18대 1, 평균 17.38대1, 최고 169대1 경쟁률로 1순위 마감했다. 2차는 청약 경쟁률이 최고 169 대 1까지 치솟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연내 예정된 서초구 재건축 분양물량 역시 3.3㎡당 평균 3600만원이라는 높은 분양가에도 수요자들이 몰릴 것으로 점쳐진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2013년에 분양한 반포동의 아크로리버파크 112㎡ 분양가가 당시 14억6000만원 정도였는데 최근 분양가 프리미엄이 2~3억원 정도 형성돼서 거래되고 있다"며 "이번에 나오는 물량들도 분양가 수준이 높고 시장 상황에 따라 변수가 있기는 하겠지만 일정 부분 전매차익이 기대되기 때문에 청약 열기가 뜨거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분양 공포에 `착한 분양가` 각광

대우건설이 경기도 안성시에 분양 중인 '안성 푸르지오' 3.3㎡당 평균 분양가는 790만원 후반대로 책정됐다.

당초 800만원 중후반대까지 저울질했지만 분양 일정이 연말로 늦어지는 사이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공급과잉 염려 등으로 청약 열기가 사그라들자 분양가를 전격 낮췄다. 저층 가장 저렴한 물량은 3.3㎡당 760만원 선이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분양시장에서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염려가 고개를 들면서 잠시 자취를 감췄던 '착한 분양가' 단지가 다시 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건설사들은 분양가를 공격적으로 책정했지만 매수 심리가 예전만 못하고 아파트 값도 약세로 돌아서면서 미분양 리스크가 높아지자 주변 시세보다 더 저렴하게 내놓으려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가격 메리트가 있는 단지는 선방하고 있어 경쟁력 있는 분양가 책정에 더욱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계약금 15~20%, 중도금 이자 후불제, 발코니 확장비 별도 등 분양가 상승 요인이 됐던 계약 조건들도 사라지는 추세다. 대신 1차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와 중도금 무이자 등 금융 혜택이 다시 늘고 있다.

효성이 파주 봉일천리에서 분양 중인 '파주 효성해링턴 플레이스'는 3.3㎡당 분양가가 725만원 선이다. 계약금 500만원 정액제와 중도금 무이자, 발코니 확장 무료 혜택도 있다. 자체 사업이어서 파주에서 1000만~1100만원 선으로 분양한 다른 단지보다 저렴하다.

한신공영이 김포 한강신도시에 분양하는 '운양역 한신휴 더 테라스'도 지자체 심의에서 3.3㎡당 분양가 상한액은 1300만원이었지만 최근 시장 상황을 고려해 200만원가량 낮춘 1100만원 선에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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