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시아파 지도자 집단 처형을 둘러싸고 시아파의 본산인 이란과 사우디의 갈등이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사우디 아라비아가 이란과의 외교관계 단절을 선언했다..

AP통신, BBC방송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은 3일 저녁(현지시간) 테헤란 주재 사우디대사관이 시위대의 공격을 받자 "이란과 외교관계를 끊겠다"고 발표했다.

알주바이르 외무장관은 "사우디에 주재한 모든 이란 외교관들은 48시간 이내에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란(이슬람 공화국)이 수니파 왕국의 안보를 훼손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앞서 사우디는 지난 2일 시아파 지도자 셰이크 님르 바크르 알님르 등 47명에 대해 테러 혐의로 사형을 집행했다.

사우디 당국이 집단 처형한 사람 중에는 시아파 반체제 인사 3명과 다수의 알카에다 무장대원이 포함되어 있다.

알님르는 사우디 아라비아의 수니파 왕정에 대해 노골적으로 비판 해왔지만 지금까지 폭력에 대한 요구는 거부했다. 알님르의 처형 소식은 시아파 사이에서 분노를 촉발했다.

이란에서는 알님르에 대한 사우디의 처형 소식이 전해진 뒤 성난 군중들이 사우디 대사관에 불을 지르거나 대사관 건물 지붕에서 비방성 전단을 뿌리며 항의했다.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도 이날 알님르에 대한 사형집행을 강행한 사우디가 '신이 내리는 보복'에 직면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메네이는 자신의 트위터에 "탄압을 받고 순교한 셰이크 님르가 부당하게 흘린 피는 급속히 영향을 끼쳐 사우디 정치인에게는 신에 바치는 복수가 내려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하메네이는 또 사우디 주도 연합군이 예멘에서 시아파 반군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사우디의 동맹국인 바레인에서 시아파 주민에 대한 박해가 자행되고 있다고 질책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3일 시아파 지도자 알님르를 처형한 사우디를 비난했다.

다만 로하니 대통령은 시아파 지도자 알님르에 대한 처형을 항의하는 시위대가 테헤란 주재 사우디 대사관을 방화 등의 방법으로 공격한 것에 대해 "정당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내무부에 주(駐)사우디 대사관 공격에 대한 책임이 있는 사람들을 체포하고 법정으로 보내 그러한 추악한 행위를 영원히 끝낼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또한 대사관을 공격한 사람들을 "극단주의자"라고 지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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