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대형 육식동물이 짝짓기를 위해 구애행위를 했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화석을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를 비롯한 국제공동탐사대가 발견했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미국 콜로라도대와 함께 대형 육식공룡이 짝짓기를 위해 구애행위를 한 흔적으로 추정되는 화석을 콜로라도주에 위치한 약 1억년 전 중생대 백악기 지층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흔적 화석은 공룡이 살면서 남긴 모든 흔적이 화석으로 굳어진 것이다. 공룡의 발자국, 알, 배설물, 피부흔적, 땅굴을 파서 남긴 서식지 흔적 등이 두루 포함된다.

한국 측 연구진을 이끈 임종덕 국립문화재연구소 연구관은 “흔적 화석을 두고 몇 가지 가설을 검증한 결과 수컷 공룡이 암컷에게 짝짓기 상대로 선택받기 위해 경쟁적으로 구애행위를 한 흔적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했다.

탐사대는 주변에 알의 흔적이 없고 육식동물은 주거지를 만들려고 땅을 파는 경우가 거의 없으며 자신의 영토를 표시하는 행위 역시 파충류나 새과 동물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다른 가설을 배제했다.

구애행위 화석의 발견은 커다란 몸집을 가진 수컷 육식공룡이 짝짓기 시기에 상대로 선택받기 위해 암컷을 유혹하는 구애 행동을 했다는 최초의 증거이자 구애행동을 한 흔적이 남은 화석들이 대단위 장소로 발견된 첫 사례다.

연구소는 우리나라 남해안 공룡화석산지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제비교연구가 적다는 지적을 받자 2011년 '한·미 공동학술조사'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공동연구를 시작했다.

임 연구관은 “이번 연구 자체가 국내 공룡발자국 화석산지의 학술적 가치를 더 이끌어내기 위해 여러 나라의 화석산지와 비교연구하는 차원에서 콜로라도대 측에 제안을 했던 것”이라고 말했으며, 이번 발견으로 향후 한국 공룡화석 관련 분야 연구 역량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우리나라가 연구 전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앞으로 공룡화석 관련 분야의 연구 역량과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화석 산지의 학술적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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