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호한 표정의 김무성 대표
[김민호 기자]안대희 전 대법관이 20대 총선에서 서울의 야당 의원 지역구에 출마하기로 13일 결정했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안대희 전 대법관은 당의 요청인 서울 험지출마를 수락했다"면서 "서울의 야당 의원 지역에 출마키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새누리당이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험지출마론’에 대한 마침표를 찍은 모양새다.

다만 새누리당과 안 전 대법관은 이날 서울 어느 지역구에 출마할 지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앞서 안 전 대법관은 일부 매체에서 자신의 중랑, 광진 출마 등이 김 대표와 상의되고 있다고 보도하자, 기자회견을 열어 강한 불쾌감을 나타낸 바 있다.

안 전 대법관은 "저는 김무성 대표와 만나서 개인적인 이야기를 들었고 총선 상황에 대한 일반적인 이야기를 나누었을 뿐"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의도 한 사실이 없는 내용이 흘러나오는 사실에 매우 불쾌하다"고 말했다.

그는 "있지도 않았던 사실을 이야기하는 행동은 국민을 실망시키고, 더 나아가 새누리당의 선거를 불리하게 만들 뿐"이라며 "당과 국민을 실망시키는 행동이 계속된다면 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중대 결심을 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날 김 대표는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 주재차 국회 본청 당 대표실에 들어서기 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일부 언론에 나온 것은 전부 다 소설”이라며 불쾌감을 표시했고, 회의 후에는 “안 전 대법관과 있었던 대화는 그 누구에게도 한 적이 없다”며 “(안 전 대법관이) 정치에 처음 들어오면서 유능한 기자들의 유도심문에 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남은 지역구 중 안 전 대법관의‘체급’에 맞는 곳은 서울 종로나 중구와 같은 쟁쟁한 경쟁자들이 있는 지역구들이 될 수밖에 없어 갈등 소지가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 전 대법관의 출마지로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현역으로 있는 구로갑(이인영), 구로을(박영선), 금천(이목희), 마포갑(노웅래) 등이 거론되고 있다.

안 전 대법관은 14일 부산을 방문해 선거사무실을 정리한 뒤, 주말께 서울의 구체적 출마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한 측근이 전했다.

한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안 전 대법관에 이어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 대한 ‘교통정리’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날 김 대표는 기자들에게 “늦어도 이번주 안에 결론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오 전 시장은 서울 종로 출마를 준비하다가 당의 험지 출마 요청을 수락해 선거운동을 중단한 상태다.

오 전 시장은 더불어민주당의 5선 중진 의원인 정세균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종로 역시 험지라는 입장이지만, 종로에서만 3선을 한 새누리당 박진 전 의원이 출마의지를 굳힌 만큼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한길 국민의당 의원의 서울 광진갑이나, 추미애 더민주 의원의 광진을 배치론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오 전 시장이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의 지역구인 구로을에 출마할 것을 제안 받았다”고 알려졌다.

한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해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과 대결하길 원하고 있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도 당내외적으로 수도권 험지에 출마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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