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숙 기자]중국 상하이 증시가 26일 6% 넘게 폭락하면서 패닉장세를 연출했다. 중국 금융당국이 하루 투입량으로는 3년 내 최대치인 80조원을 시장에 풀었지만 효과는 없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6.42% 폭락한 2749.79로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지난 14개월 동안 최저치를 기록했다.

선전성분지수는 전장 대비 6.96% 급락한 9483.55로,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차이넥스트는 전장 대비 7.63% 하락한 1994.05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중국 증시 3대지수는 2800선, 1만선, 2000선 이하로 떨어졌다.

앞서 1.05% 내린 2907.72로 출발한 상하이지수는 등락을 반복하면서 오후장에서는 3% 폭락에 이어 6% 폭락장을 연출했다.

지난해 9월30일 이후 약 4개월만에 최저치다. 상하이와 선전 증시의 대형주로 구성된 CSI00 지수는 6.02% 내려간 2940.51로 마감했다. 이날 양 증시를 합해 1100개 넘는 종목이 하한가를 쳤다.

이 가운데 1000개 종목이 일일 하락 제한폭을 거래가 일시 중지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당국의 강력한 추가 부양책이 제시되지 않은 가운데 이날 폭락세는 춘제 연휴에 따른 휴장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고조된 것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거의 모든 종목이 하락한 가운데 은행, 공항운수, 양식업 등 종목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은행은 역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로 이날 4400억위안(약 79조87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한다고 전했다. 일물, 7일물 RP로 각각 3600억 위안, 800억 위안이다.

이날 발표된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 조치도 효과가 없었던 것으로 평가됐다.

이날 중국 증시 폭락은 전날 미국 뉴욕증시가 급락하고 국제유가가 30달러 밑으로 다시 내려간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장옌빙 중국 저상증권 분석가는 AFP통신에 “일부 투자자들은 연휴 전에 시장과 싸울 의사가 없으며 시장은 외부 요인에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하락폭이 커지면 투자자들은 패닉성 매도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자본유출이 가속화할것이라는 우려와 주가가 계속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도 폭락세에 영향을 미쳤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최근 중국 증시의 연이은 폭락은 심리적 원인이 가장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 경제전문 매체인 재경망은 “상하이와 선전 양 증시에서 빚을 내 주식을 사는 신용잔고액이 25일 기준 9752억 위안으로 17일 연속 줄어들고 있다”며 “시장에 퍼져 있는 극도의 경계심과 비관적 심리가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해통증권의 애널리스트 강차오(姜超)는 재경망과 인터뷰에서 “증시가 또다시 폭락하면서 시장의 투자심리는 거의 궤멸될 수준의 타격을 입은 것 같다”고 평했다.

한편 중국 증시 투자자들이 시장에 과도하게 비관적이며 악재들이 증폭되면서 시장에 반영되고 있어 중국 증시를 둘러싼 불안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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