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힐러리, 지지자와 셀피
[김민호 기자]미국 대선 경선 첫 관문인 아이오와 주(州) 코커스(당원대회)가 30일로 꼭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판세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이날 발표된 디모인 레지스터-블룸버그의 마지막 공동 여론조사(26∼29일·민주-공화당 코커스 참여자 각 602명) 결과 민주당 유력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공화당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양당에서 각각 1위를 달리는 것으로 나왔다. 하지만, 오차범위 내라 여전히 승부를 단언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만큼 1일(현지시간) 아이오와 코커스 경선을 앞두고 대선 주자들이 주말 아이오와에 총출동했다.

민주당 선두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아이오와주립대학 강당에서 총력 유세를 벌였다. 딸 첼시 클린턴이 등장해 "엄마가 대통령이 되면 여성들이 더 평등한 미국에서 살게 될 것"이라며 지지를 당부했다. 공화당 유력 주자 도널드 트럼프는 아이오와 동쪽 끝 더뷰크에서 남쪽 대븐포트로 유세를 이어가며 "결단의 순간이 왔다. 문제가 있는 클린턴, 테드 크루즈의 백악관행을 막기 위해서는 트럼프에게 투표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처럼 경선주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아이오와 경선이 주목받는 이유는 시민들의 선택을 받는 첫 경선이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에게 아이오와 경선은 특별히 중요하다. 그간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그의 인기가 실제인지 아니면 허상인지 판가름 나는 시금석이 되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막판까지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1위를 지켜 나갔지만 막말과 기행에 따른 반짝 인기가 실제 투표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따라서 이번 아이오와 경선은 정치적 아웃사이더인 트럼프가 실제 선거에서 경쟁력이 있는지를 밝히는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아이오와주 공화당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한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28% 지지를 얻어 2위 크루즈를 5%포인트 격차로 앞섰다.

아이오와 경선 결과 실제로 이와 비슷한 수치로 지지를 얻는다면 남은 경선에서도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서 상당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트럼프가 아이오와 경선에서 패하거나 기대했던 만큼 지지를 얻지 못한다면 그간의 인기가 '거품'이었음이 입증되면서 조기 탈락할 수 있다.

먼저 민주당을 보면 클린턴 전 장관이 45%의 지지율을 기록해 42%를 얻은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을 3%포인트 차로 앞섰다.

다만, 이번 조사에는 클린턴 전 장관의 국무장관 재임 중 사용한 개인 이메일에서 '1급 비밀' 22건이 발견됐다는 국무부의 전날 발표 내용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

따라서 계속 확산되는 클린턴 전 장관의 이메일 스캔들이 아이오와 유권자들의 막판 표심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힐러리에게는 아이오와 경선은 특히 중요하다. 8년 전 아이오와에서 버락 오바마 당시 대선 후보에게 패하면서 대세론이 꺾였고 결국 대권행을 놓쳤다. 아이오와에서 이긴 민주당 대선 후보 8명 중 6명이 대권에 도전했다. 그러니 힐러리에게는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시합이다.

무엇보다 이메일 스캔들이 다시 불거진 상황에서 힐러리는 국민과 당원 지지로 이를 극복해야 한다. 근소한 차로 추격하고 있는 샌더스 후보에게 아이오와에서 패한다면 이메일 사건을 포함한 각종 스캔들이 더욱 수면 위로 부상할 것이고 힐러리가 유리한 뉴욕, 캘리포니아 등 다른 선거구에서도 승리를 자신하기 어려워진다.

한편 마틴 오맬리 전 메릴랜드 주지사의 지지율은 3%에 그쳤다.

이처럼 양당 1, 2위 주자들 간에 초접전 양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선거전문가들은 결국 투표율이 승부를 가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투표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아웃사이더'인 트럼프와 샌더스 의원에게 유리할 것으로 관측된다.

8년 전 버락 오바마 후보도 높은 투표율 덕분에 '대세론'을 형성했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누를 수 있었다.

현재 아이오와 현장에선 투표 당일인 2월 1일의 날씨가 겨울치고는 상대적으로 푸근할 것으로 보여 투표율이 높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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