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기자] 국민의당이 5일 진통 끝에 사무총장으로 안철수 대표의 최측근인 박선숙 전 의원을 임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이었던 통합민주당 사무총장을 역임했던 박 전 의원이 이번에 안철수의 국민의당 살림살이를 맡게 된 것이다.

현역 의원 그룹에서는 '안철수 사당화' 우려를 들어 박 전 의원에 대한 거부 기류가 적지 않았으나 결국 안 대표측 의견이 관철되면서 안 대표의 당 장악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는 “사무총장은 당내에서 전체를 총괄하는 자리고 누구보다도 대표와 호흡이 맞아야한다”며 “안 대표 뿐만 아니라 제 입장에서도 호흡이 맞는 그런 인물로 생각돼 함께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박 사무총장은 “이 역할이 제가 감당하기에 벅찬 무거운 역할인 것은 분명하다. 이번 인선에 대해서도 제가 아닌 다른 분이 하는 것이 더 적합하고 훌륭하지 않을까 그런 의견 갖고 있었다. 여전히 걱정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래도 맡겨진 이상 최선을 다 하겠다. 최선을 다 해서 당을 안정시키고 자리잡게 하고 이제 막 세상에 태어난 국민의당이 걸음마를 건너 뛰어달리기 할 수 있는 그런 상태로 기초를 튼튼하게 만들겠다. 선거 열심히 잘 치를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 하겠다”며 소회를 밝혔다.

박 사무총장은 안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박선숙 사무총장은 경기도 포천 출신으로 세종대 역사학과를 졸업했고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국제관계통상외교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5년 새정치국민회의 부대변인으로 정계에 입문했고,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 기간 김대중 전 대통령을 보좌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 첫 여성 대변인과 공보수석을 역임했으며,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환경부 차관을 지냈다. 2008년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돼 통합민주당 의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안철수의 두번째 독자적 정치세력화를 돕기 위해 3년만에 정치권에 복귀했고,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회 집행위원장을 맡아 창당 실무 업무를 총괄했다.

박선숙 사무총장은 ‘선거 전략통’으로도 꼽힌다.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 정동영 대통령 후보,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18·19대 총선 등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다. 특히 2012년 대선 때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안철수 후보의 ‘진심캠프’에 합류한 뒤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았다.

박 사무총장과 안 대표의 인연은 꽤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대중 정부시절인 1995년 새정치국민회의 부대변인을 맡으며 정치에 입문한 그는 당시 정보화 이슈와 관련해 전문가들의 조언을 듣는 과정에서 안 대표와 만나게 된 것으로 알려진다.

박 사무총장이 본격적으로 안 대표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2012년이다. 그는 돌연 민주당을 탈당하고 안철수 대표의 대선 캠프에 합류해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맡게 된다.

당시 그는 언론을 통해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그는 진정성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왔고, 그의 진심을 믿는다”면서 “오랜 시간 고심하는 안 원장을 보면서 그가 국민의 호출에 응답해 시대의 숙제를 감당하겠다고 결심하면 함께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박 사무총장은 이날 출마 여부와 관련해선 “당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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