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숙 기자] 작년 대형 증권사들의 정규직 리테일(소매금융) 영업직원수가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중 일부는 여의도를 떠나 인터넷전문은행으로 향하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14년 합병 이슈가 있었던 NH투자증권을 제외한 빅4 증권사(작년 영업이익 기준)의 리테일 영업직원 수(남자기준)는 2014년 9월 말 2441명에서 작년 9월 말 2540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내용을 살펴보면 증가한 고용자수는 대부분 계약직으로 고용의 질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정규직은 2112명에서 1945명으로 7.9% 줄었고, 계약직은 329명에서 595명으로 80.8% 증가했다.

증권사별로 살펴보면 회사마다 경영스타일이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KDB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덩치가 큰 기존 대형 증권사들은 대체로 리테일 영업직원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최근 급격하게 성장해 신흥 대형 증권사로 발돋움한 메리츠종금증권은 전체 영업직원 숫자를 늘린 가운데 계약직 형태의 리테일 영업직원을 대거 충원했다.

대우증권의 전체 리테일 영업직원수는 2014년 9월 말 804명에서 작년 9월 말 782명으로 줄었다. 정규직은 712명에서 649명으로 줄이고, 계약직은 92명에서 133명으로 늘렸다.

한국투자증권도 전체 리테일 영업직원수가 578명에서 557명으로 줄었다. 정규직은 551명에서 527명으로 줄었고, 계약직은 27명에서 30명으로 소폭 늘었다.

삼성증권의 경우에도 정규직 영업직원수가 731명에서 625명으로 대폭 줄었다. 계약직은 6명 변함이 없으나 정규직만 725명에서 644명으로 줄었다.

반면 메리츠종금증권은 리테일 영업직원수가 327명에서 551명으로 대폭 늘어났다. 계약직을 204명에서 406명으로 200명 넘게 충원했다.

일선 영업직원들의 급여액은 작년 주식시장 거래량이 늘어난 덕분에 전체적으로 증가한 가운데 증권사별로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증권의 경우 1월부터 9월까지 1인당 평균 급여액이 2014년 7100만원에서 작년 8200만원으로 늘었고, 한국투자증권도 6410만원에서 8633만원으로 늘었다.

삼성증권도 5712만원에서 8607만원으로 늘어났다. 메리츠종금증권 역시 5080만원에서 6482만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계약직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메리츠종금증권의 리테일 영업직원 급여액이 타 증권사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들 일선 영업직원의 근속연수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영업직원 근속 연수는 3.9년으로 짧은 편이다. 한국투자증권 리테일 영업직원의 근속연수는 15.2년, 대우증권은 12.5년, 삼성증권은 10.9년으로 집계됐다.

리테일은 한 때 증권사 '영업의 꽃'으로 불렸다. 온라인 거래 확대와 증시 침체 영향으로 증권사들이 리테일 영업직원을 계약직으로 돌리면서 업계 전반의 고용 질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 증권사의 리테일 직원은 "시장 상황이 좋을때는 계약직으로 일하며 인센티브를 받는 게 나쁘지 않지만 요즘 같은 시장에선 고객도 줄고 수익내기도 어려워 얼마 버티지 못하고 떠나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메리츠종금증권의 본사 영업직원(남자기준)의 작년 1인 평균 급여액은 2억811만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본사 영업직원은 소매금융이 아닌 기업이나 기관 등을 대상으로 하는 영업직원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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