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기자]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홍창선)가 8일 심야까지 2차 현역 의원 컷오프(공천 배제) 대상자에 대한 가부 표결을 진행했다.

공천위는 이미 3선 이상 중진의원 50%(24명 중 12명), 초·재선 의원 30%(71명 중 21명)까지 가부투표로 공천 탈락자를 확정하겠다고 공언한 상태.

발표대로라면 33명까지 공천 배제가 가능하지만 실제론 20명 정도가 대상에 올랐다고 한관계자는 전했다.

이날 '막말' '갑질' 등의 이유로 탈락 대상에 거명되는 의원들은 최대한 몸을 낮췄다.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비현실적 진보가 발붙이지 못하게 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정청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최전방 공격수를 하다 보니 때로는 본의 아니게 불편하게 했던 분들에게 죄송합니다"라며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더 낮게 더 겸손하게"라고 했다.

정 의원은 최근 당 공천 면접에서 '파격적 언행이 당 이미지에 부담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그는 6일 더민주 총선용 뮤직 비디오 촬영 때는 김종인 대표 곁에 밀착해 있는 모습이 잡히기도 했다. 정 의원은 작년에 주승용 최고위원에게 "공갈하지 말라"며 막말을 했다가 당에서 징계를 받고 사면되는 등, 그동안 여러 차례 막말 논란을 일으켰다.

86그룹 진성준(서울 강서을) 예비후보도 전날 라디오에 출연해 “당의 필요가 있다면 김종인 대표가 비례대표로 활동하실 수 있다고 본다”면서 ‘우호적’인 언급을 했다.

더민주에서 탈락 대상으로 거론되는 의원들은 당 주변에 돌고 있는 '미확인' 명단들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야당 관계자는 "1차 탈락 때도 지라시(사설 정보지)가 80~90%가량의 적중률을 보였다"며 "현역 의원들, 특히 친노·주류는 벌벌 떨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은 "소문일 뿐"이라며 "특정인을 정하지 않고 계속 심사 중"이라고 했다. 1차 공천탈락자는 문재인 전 대표 때 설계된 '문재인표 물갈이'로 문희상, 유인태 의원 등 10명이 포함됐었다.

더민주는 당초 8일 탈락 예비후보에 해당하는 정밀심사 대상자를 공개할 계획이었지만 발표를 하루 늦췄다. 김성수 대변인은 "윤리 심사와 경쟁력 심사를 진행한 결과 일부는 가부(可否) 투표에 부쳤으나 완료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

일부에서는 '김종인표 물갈이'가 친노·운동권들에 대한 정밀 타격이 될 것이라는 공언(公言)과 달리, 실제 탈락자는 10여명에 못 미치고 그 기준도 당선 가능성에 맞춰지면서 '용두사미(龍頭蛇尾)'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한 공천위 관계자는 "현역 의원의 30~50%가 탈락 대상자라고 했지만 실제는 10명도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더민주 핵심 관계자는 "물갈이 최종 전권은 김종인 대표가 쥐고 있는데 김 대표는 양보다는 질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김종인표 물갈이'가 문재인 전 대표가 고용한 '바지사장'이라는 의혹을 씻어낼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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