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 "이게 무슨일인가". 9일 오후 국립중앙박물관 직원들이 '깜짝 놀랐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오후 갑자기 청와대 대변인이 신임 국립중앙박물관장에 이영훈(60) 국립경주박물관장을 발탁했다는 발표 때문이다. 이번 인사는 지난달 28일 문체부 1차관에 이은 '깜짝 인사'다.

직원들은 "예고돼 있던 학예직 세대교체가 7~8개월 빨리 일어났다"면서 "국립경주박물관장과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 인사로 대규모 연쇄 이동이 있는 것이 아니냐"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이영훈 국립경주박물관장이 전격적으로 국립중앙박물관장에 임명된 것에 대해 박물관에서는 내부 인사 발탁으로 인해 환영하는 분위기다.

박물관 측은 "김영나 관장(65·사진)이 안정적으로 박물관을 운영해오고 있고 '특별한 과오'가 없는 상황이어서 이번 인사는 '느닷없다'"며 어리둥절한 분위기다. 특히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차관급 정무직으로 정해진 임기가 없다는 점에서 놀랍다는 반응이다.

김영나 관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지난 2011년 취임해 6년째 박물관을 맡아왔다. 초대 국립중앙박물관장인 김재원 관장인 아버지의 뒤를 이어 국립중앙박물관장에 오른 '부녀 관장'으로 주목받았다.

김 관장은 지난 2월 2일 새해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아시아지역에서 중앙박물관을 벤치마킹하기위해 박물관 관계자가 많이 찾아오고 있다"며 자부심을 보이며 "박물관을 운영하다 보면 세부에 소홀할 수가 있는데 디테일에 철저한 좋은 박물관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힌바 있다. 올해 인사가 있을 것이라는 것을 관장도 몰랐다는 반증이고, 내부에서도 '특별한 일'이 없다면 "계속 맡으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었다.

신임 이영훈 국립경주박물관장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만 34년간 근무한 박물관·문화재 전문가로, 박물관 학예연구직으로서는 이건무 전 관장 이후 10년 만에 국립중앙박물관의 수장을 맡게 됐다.

이 신임 관장은 이 분야에서는 ‘박물관맨’으로 통한다. 서울 출신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고고학과를 졸업했다. 고고학을 전공한 유물·문화재 전문가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30년 이상 근무하며 학예연구실장, 국립청주·부여·전주박물관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이번 인사와 관련, 청와대는 "이 관장은 박물관 업무 전반에 정통하고, 조직관리 능력과 기획·추진력을 갖췄다"며 "소탈하고 소통에 능해 문화유산을 효율적으로 보존·전시해 국민행복을 실현하고, 국립중앙박물관을 한 단계 도약시킬 적임으로 판단됐다"고 인선 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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