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숙 기자]우간다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한국의 금융발전 정도가 전세계 183개국 중 6위로 최상위권에 달한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평가 결과가 나왔다.

특히 분야별로 금융시장의 효율성을 나타내는 지수는 세계 1위를 차지했고 금융시장의 발전 지수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했다.

조사결과 한국의 금융발전지수는 0.854로 집계돼 조사대상인 183개 국가 중 6위를 기록했다. 세계 1위는 금융발전지수가 0.951인 스위스가 차지했다.

2위는 호주(0.890), 3위는 영국(0.882), 4위는 미국(0.877), 5위는 스페인(0.860)이었다.

한국에 이어 캐나다(0.847)가 7위였고 이어 일본(0.827), 홍콩(0.827), 이탈리아(0.785)가 10위권 내에 들었다.

프랑스(0.763)는 11위, 독일(0.747)은 14위였고 싱가포르(0.731)는 16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금융발전지수가 0.572로 세계 33위였고 우간다(0.096)는 160위에 그쳤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월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금융심도, 금융접근성, 금융효율성 등 3가지 요소로 금융발전 수준을 종합 평가할 수 있는 금융발전지수를 개발, 세계 183개국의 지수를 산출했다.

지난해 9월 발표된 세계경제포럼(WEF)의 조사에서 한국의 금융시장 성숙도 순위가 87위에 그쳐 81위를 기록한 우간다 보다 금융 경쟁력이 '한 수 아래'로 평가받았던 오명을 완전히 뒤집는 결과다.

그렇다면 불과 수개월만에 한국의 금융 수준이 선진국을 뛰어넘을 만큼 발전한 것일까?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은 두 기관의 평가 방식의 차이가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이번 IMF의 조사는 금융기관과 금융시장의 자산·거래 규모를 측정하는 '심도' , 개인·기업의 금융서비스 접근성의 정도를 나타내는 '접근성', 금융기관의 수익성·금융시장의 유동성을 측정하는 '효율성' 등 3개 부문을 포괄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금융발전지수를 토대로 이뤄졌다.

금융발전지수는 20개의 평가 항목을 바탕으로 집계된 각 부문별 지수를 가중 평균한 방식으로 산출된다. 지수 값은 0~1 범위로 나타나며 1에 가까울 수록 금융발전 수준이 높게 평가된다. 한국은행이 소개한 IMF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0.854를 기록해 선진국 평균치(0.718)보다도 높게 나왔다.

IMF의 조사항목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보는 것은 각국으로부터 입수가능한 지표(2013년 기준)를 사용했다는 점 때문이다.

조사 항목을 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신용, GDP 대비 연기금펀드 자산, 금융기관의 순이자마진(NIM), 총자산순이익률(ROA), GDP 대비 주식시가 총액, 상위10기업 시가총액 비중 등 모두 통계화가 가능한 자료들이다.

반면 WEF의 평가 방식은 설문조사의 비중이 크다. WEF는 114개의 세부항목 중 34개의 통계와 80개의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조사가 이뤄진다. 다소 주관적인 설문조사 결과가 70% 사용되는 셈이다. 통계는 IMF와 세계은행(WB), 국제연합(EU) 등 국제기구로부터 수집되고, 설문조사는 대상국의 기업 CEO를 대상으로 실시된다.

당시 우리나라는 여러 항목 중 금융시장 발전지수 항목에서 87위를 기록했다. 나미비아(50위), 우간다(81위), 부탄(86위) 등 저소득 개발도상국들보다도 낮은 순위다.

한은은 "기업인 설문으로 이뤄진 WEF 조사에서 은행 대출의 용이성과 은행의 건전성에 대해 갖는 불안감이 반영됐기 때문에 낮게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WEF의 금융시장 발전지수는 주관적으로 작성되기 때문에 국가간 비교 가능성이 떨어지고 순위를 절대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