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영 의원
[김민호 기자]오직 국민 편에서 일하겠다는 국민의 약속을 지키려 했던 지난 날의 저의 선택이 오늘 저에게 이처럼 쓰라린 보복을 안겨주었습니다."

새누리당 공천에서 컷오프 된 원조친박 진영 의원은 17일 "20년간 열정적으로 몸담았던 새누리당을 떠나려고 한다"며 이같이 입장을 밝혔다.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용산구를 여성 우선추천 지역으로 지정하면서 낙천시킨 것도 '보복'이라고 규정했다. 납득할 수 없는 '정무적 판단'으로 자신을 쳐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민주발전, 복지국가, 미래번영을 함께 이룩하려 했던 새누리당 동지 여러분들의 뜨거운 마음은 항상 잊지 않고 간직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진 의원은 보건복지부 장관 재임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기초연금 공약 번복에 반발하며 사표를 던졌다. 이후 그는 '친박(친박근혜)'에서 '멀박(멀어진 친박)'으로 분류됐다. 또 같은 이유로 이한구 당 공천관리위원장이 밝힌 '당 정체성 부적합자' 심사기준에 걸려 낙천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진 의원은 "재심 요청을 왜 안 했느냐"란 질문에 "할 생각도 없고, 해줄 것 같지도 않았다, 그래서 탈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공천) 안 될 것이라고 얘기를 들어서 마음의 준비를 해왔다"라면서 "마음의 준비를 하게 해준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공천결과를 '보복'이라고 표현한 까닭에 대해선 "잘 아실텐데, 그것을 설명하는 것도 가슴 아픈 일"이라며 함구했다.

비박계가 대거 탈락한 이번 공천에 대해서 진 의원은 “국민 편에서 한 것 같지는 않다. 당헌당규에 따라서 된 공천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어쨌든 박 대통령의 성공을 마지막까지 도와드리지 못해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 박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서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당에서 자신을 대신해 조영희 변호사를 전략공천할 것이란 '소문'에 대해서도 "들어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조 변호사는 새누리당의 용산 공천신청자 중 유일한 '비공개' 후보다.

특히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25일 면접 이후 "괜찮은 사람들이, 젊은 사람들과 여성 중에서 센 사람이 많았다"라며 "오늘도 보물급 인사를 조금 발견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 위원장이 '보물급 인사'를 전략공천하기 위해 진 의원을 낙천시켰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이와 관련, 진 의원은 "비공개로 (공천을) 신청한 분이 한 분 계시다는데 그 부분을 눈여겨 봐야할 것이란 얘기를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무소속 출마나 야당 입당설에 대해선 확답하지 않았다. 그는 "앞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해선 좀 더 생각하고 상의해서, 결정하면 다시 말하겠다"라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당 등 야당으로부터 입당제의를 받았느냐"는 질문에도 "말하기 어렵다, 나중에 결정하면 그 때 말하겠다"라고 답했다.

탈당 과정에선 공천에서 탈락한 5선 중진 이재오 의원과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승민 의원과는 연락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진 의원은 "용산 외 다른 지역에 출마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엔 "용산을 떠날 생각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다"라고 단언했다. 무소속이든 야당후보이든 용산에서 4선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다.

한편 공천 탈락한 진영 의원과 이재오·조해진 의원, 강승규 전 의원 등이 무소속으로 출마하고 ‘무소속 연대’를 만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조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에 출연해 “지금처럼 공천관리위나 당 지도부, 권력이 옳지 않은 일을 하고 국민을 실망시키고 바로 잡지 않는다면 그런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며 “(무소속 연대가 꾸려지면) 선거판을 한번 흔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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