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 경기 성남에서 예비군 훈련을 마치고 귀가하다 1주일째 행방이 묘연했던 신모(29)씨가 17일 숨진 채 발견됐다.

경기 분당경찰서는 “이날 오후 1시40분께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지하철 분당선 오리역 일대 수색 과정에서 오리역 1번 출구 인근 대형빌딩 지하 1층 주차장 저수조 기계실에서 숨진 신원창 씨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신씨는 실종 당시 입고 있던 군복 차림으로 흰색 천조각으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으며, 양 손이 뒤로 묶여 있었다고 말했다. 또 실종 당시 신씨가 타던 자전거도 이 건물 지상 1층에서 발견됐다.

육안으로 보이는 외상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결박 매듭 방식이나 방향 등을 고려했을 때 스스로 양 손을 묶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평소 밝고 원만한 성격인데다 생일 파티까지 앞두고 있던 신씨가 숨진 채 발견되자 그의 죽음을 둘러싼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신씨는 평소 이 건물 8층 폐업한 사우나와 지하주차장 기계실 공간에서 지인들과 간혹 모임을 가졌던 것으로 조사됐다.

기계실 공간은 성인 남성이 몸을 숙이고 땅을 짚어야만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비좁은 곳이다.

시신에는 특이한 외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볼 여지가 없지 않은 상황이다.

성인 남성이 이 좁은 공간으로 억지로 끌려갔다면 몸싸움이 벌어져 외상이 남을 법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신씨는 고통을 즐기는 한 커뮤니티에 가입해 활동한 것으로 밝혀져 목을 졸라 죽음 직전까지 이르는 행위를 스스로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실수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자살로 보기엔 석연치 않은 부분도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먼저 신씨의 양손이 뒤에서 끈으로 결박돼 있었던 부분이다.

간혹 자살 기도자 가운데 스스로 양손을 앞으로 묶고 실행에 옮기는 경우는 있지만 뒤에서 묶는 것은 흔치는 않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현직 한 형사는 "양손을 앞으로 묶고 자살한 사건은 몇번 봤지만, 뒤로 묶고 자살한 경우는 관련 서적에서 본 적이 있다"며 "이런 사례는 굉장히 특이한 경우로 보인다"고 전했다.

더구나 신씨가 자살했다면, 자살을 계획한 성인 남성이 굳이 10일 예비군 훈련에 참가한 점이나, 친구들과 생일파티를 계획한 점, 배송받을 택배가 있었던 점, 평소 회사 동료들과의 관계가 원만하고 밝은 성격이었던 점 등을 감안할 때 자살 가능성은 더욱 낮아보인다.

특히 유족들과 회사 동료들은 신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을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실종 직후 신씨 누나(33)는 "주변인에게 원한을 살만한 성격도 아니고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아이도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신씨 회사의 한 동료도 "밝고 착한 성격이라 우울해 하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며 "다만 조금 특이한 점은 점심식사를 동료들과 잘 하지 않고 집에 가서 밥을 먹고 오거나 혼자 먹는 일이 많았던 점 밖에 없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감식 및 부검 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최종 사인을 밝힐 것"이라며 "양손 결박은 매듭 방식으로 보아 스스로 결박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지만, 타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살인지 타살인지는 현장 상황과 주변인 진술, 유서 여부 등을 면밀히 조사해봐야 결론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현장 감식 및 건물 CCTV를 확보해 분석할 예정이며, 시신을 수습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방침이다.

특히 경찰은 신씨가 특정 커뮤니티 사이트에 가입해 활동한 정황을 파악하고, 죽음과 관련성이 있는지 여부도 집중 파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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