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기자] 새누리당에서 공천 배제된 뒤 탈당한 진영 의원이 20일 오전 더불어민주당에 공식 입당했다.

진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입당 공식회견에서 "더민주에 참여해 권위주의에 맞서는 민주정치, 서민위한 민생정치, 통합의 정치를 이룩하는 데에 저의 마지막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그는 "제게는 특정인의 지시로 움직이는 파당이 아닌 참된 정당정치가 소중하다"며 "이 시대의 정당이야 말로 실천적 지도자에 실용적인 정책에 승부를 걸어야할 때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게 정치는 출세도 권력도 영광도 아니었다"며 "정치는 꼭 지켜야 할 약속이었고 희망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돌이켜 생각해보면 제가 추구한 초심의 정치는 완전히 좌초됐다"면서 "그동안 저 역시 권력정치에 휩싸였고, 계파정치에 가담했으며, 분열의 정치에 몸담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들은 통치를 정치라 강조하면서 살벌한 배격도 정치로 미화했다"고 새누리당을 직격했다.

진 의원은 "저는 대한민국 주의자로서 새 깃발 들었다"며 "그 깃발을 함께 들 동지를 더민주에서 찾았다"고 밝혔다.

◆수도권 표심 영향 '주목'

한편 진영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에 전격 입당하면서 수도권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친박 원조로서 한때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자 3선의 중진인 진 의원의 영입은 더민주가 단순한 수도권에서의 1석 확보차원을 넘어 이번 총선에서 다목적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

특히 지난 18대 대선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김종인 대표와 함께 호흡을 맞춘데다 2012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은아 박근혜 정부 출범에 크게 기여했던 인사라는 점에서 여당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민주가 야권연대 등 이슈가 수그러진 뒤 새롭게 박근혜정부의 경제심판론을 집중 부각하고 있는 상황에서 진 의원의 가세는 이 부분에 대한 전력을 배가시키는 계기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같은 배경에는 원조 친박이었던 진 의원이 보건복지부 장관 재직시절 기초연금 지급 문제를 계기로 박근혜 대통령과 각을 세우며 비박계로 돌아선 그의 이력이 깔려있다. 진 의원은 박근혜 정부 첫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임명됐지만 정권 출범 후 공약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자 항명성 사퇴했고, 비박계로 돌아선 계기가 됐다.

진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을 도왔다가 멀어진 김종인 대표와의 공통점도 있는데, 이번 총선에서 박근혜 정부의 실정을 집중 부각시키려는 전략적 포석에 제격이라는 것이다.

당 핵심관계자는 "김 대표와 진 의원은 경제문제에 대해선 이심전심,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보통의 관계가 아니다"라며 "김 대표는 (자신과) 생각이 같고 소신이 뚜렷하며 정도로 가는 진 의원을 오래전부터 공들여 왔다"고 말했다.

앞서 박근혜 정부 출신인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비서관이 더민주에 입당한 바 있다. 진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조 전 비서관과 함께 정권심판론을 앞세우는 최전선에서 활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진 의원은 박 대통령의 후보시절 대선 캠프인 국민행복추진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일하며 당시 위원장을 맡았던 김종인 대표와 현 정부 공약설계를 담당하는 등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김 대표와의 호흡도 잘 맞출 것으로 보인다.

진 의원의 영입은 중도로의 외연확장을 통해 수도권 표심 공략에 나서고 있는 김 대표와의 전략과도 부합한다. '합리적 보수'로 알려진 진 의원의 영입을 연결고리로 중도층 일부를 흡수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진 의원은 '탄핵 역풍'이 불었던 지난 17대 총선에서 서울 용산에 당선된 뒤 이후 내리 3선을 했다. 더민주는 여당 텃밭인 이곳에 마땅한 후보를 내지 못했는데 진 의원의 영입으로 퍼즐을 맞추게 됐다.

더민주 김종인 대표는 새누리당 공천갈등 상황을 염두에 두고 오래전부터 진 의원의 영입에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이례적으로 여당에서 야당으로 당적을 옮겼다는 상징성도 있다.

진 의원은 지난 2000년 말 16대 국회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을 탈당, 야당인 자유선진당으로 당적을 옮긴 배기선·송석찬·송영진 의원 이후 16년 만에 여당에서 야당으로 옮긴 사례로 남게됐다.

다만 당시 그들이 자민련의 교섭단체 요건을 채우기 위해 이적한 '임대 의원'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것과는 의미가 다르다는 것이 중론이다.

◆새누리서 더민주로 전격 합류하는 진영은 누구?

더불어민주당에 합류키로 한 새누리당 출신 무소속 진영 의원은 한때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됐던 인물로 원조 친박(親박근혜) 인사다.

판사 출신으로, 1997년 15대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특보로 정치에 입문했다.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를 지내던 지난 2004~2005년 비서실장을 지냈다.

진 의원은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 시절 세종시 수정안 표결에 찬성표를 던지는 등 박 대통령과 사안별로 뜻을 달리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한때 박 대통령과의 사이가 소원해졌다.

그는 18대 대선 과정에서 박 대통령의 정책 공약을 만드는 데 호흡을 맞추며 재신임을 얻었다. 대선 이후에는 대통령직 인수위 부위원장을 맡았다가 박근혜 정부 첫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그는 그러나 이후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기초연금법 수정에 반발,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연계에 반대한다"며 항명성 사퇴를 하면서 박 대통령과 사실상 결별했다.

새누리당은 지난 15일 진 의원이 17, 18,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서울 용산구를 여성 우선 공천지역으로 선정, 진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진 의원은 이에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려 했던 지난날 저의 선택이 쓰라린 보복을 안겨줬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1950년 서울 ▲경기고·서울대 법대 ▲서울지법 판사 ▲경쟁력강화를 위한 변호사모임 대표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정책특보 ▲한나라당 기획위원장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 비서실장 ▲17·18·19대 국회의원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 ▲보건복지부 장관 ▲국회 안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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