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기자]비례대표 공천을 둘러싸고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친노(친노무현) 등 당 주류 간 갈등이 정면 대결로 치닫고 있다.

지역구 공천에서 쌓인 불만에다 당 정체성 논란까지 겹치면서 김 대표가 대표직 사퇴라는 배수진까지 치고 나서는 등 양측 간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셀프공천' 논란으로 당내 반발이 확산되고 있는 것과 관련, 21일 "사람을 갖다가 인격적으로 그 따위로 대접하는 그런 정당에 가서 일을 해주고 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다"고 반발했다.

또 “나를 무슨 욕심 많은 노인네처럼 만들었는데, 그건 하나의 핑계”라며 “자기들 정체성에 맞지 않는다는 것인데, 자꾸 다른 소리를 해서 사람을 이상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광화문 개인 사무실에서 기자들을 만나 "비례대표 순번에 대한 수정요구가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내가 실질적으로 애착을 가질 이유가 없다"며 이같이 답했다.

그는 "내가 자기들(더민주)한테 보수를 받고 일하는거야, 뭘하는거야"라며 "말을 해도 절제 있는 얘기를 해야지"라며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김 대표는 "내가 비례대표에 연연해서 여기 온 것이 아니다"라며 "당을 조금이라도 추스려 수권정당으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내가 의원직을 갖지 않으면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총선 이후에 내가 던져버리고 나오면 이 당이 제대로 갈 것 같으냐"며 "저 사람들이 중앙위에서 떠드는 식의 그런 광경을 50년 전에도 봤는데 그래가지고는 당이 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그 사람들이 왜 비대위를 만들었느냐. 자기들이 낭떠러지에 떨어지려고 하니까 비대위를 만들었다"며 "그러면 권한을 줘야 비대위가 끌어줄 것 아니냐. 그런데 그게 싫다면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당무거부 뿐 아니라 대표직도 내놓을 생각인가"라는 질문에 "나는 대표직에 매력을 못 느낀다. 솔직히"라며 "새벽부터 일어나서 당에 가서 하루종일…. 나이가 젊은 사람도 아닌데…. 솔직히 내가 뭘 추구할거야"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후 3시에 열리는 당 중앙위에서 비례대표 순위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되는 것에 대해 "나를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며 "내 결정이 못마땅하면 자기들이 하면 되지. 내가 거기에 목을 매고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인가"라고 반발했다.

이어 "비대위라는 것이 필요가 없는데 비대위 대표가 무슨 상관이 있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나를 무슨 욕심 많은 노인네처럼 만들었는데 그건 핑계다. 말을 하려면 정직하게 하라"며 "자기들 정체성에 안 맞다는 것 아니냐. 왜 자꾸 딴 소리를 해서 사람을 이상하게 만들려고 하느냐"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자신이 비례 2번을 받은 것과 관련, "2번에 대해서 중점을 두고 이야기를 하지 말라"며 "비례 2번 때문에 내가 큰 욕심이 있는 것처럼 인격적으로 사람을 모독하면 나는 죽어도 못 참는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이런 사태가 벌어질 거라는 것을 미리 예측했는데 지금까지 잘 참고 견뎌주나 했다"며 "뻔하게 예측했던 일이 벌어졌기 때문에 그렇게 놀랄 일도 없다. 그런 것도 모르면 이렇게 오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비례대표 1번인 박경미 후보가 논문표절 의혹을, 당선 안정권인 'A그룹'에 포함된 박종헌 전 공군참모총장이'아들 방산업체 취업' 의혹을 받고 있는 것과 관련, "명단을 바꾸는 건 자기네들(중앙위) 권한이니까 알아서 할 것"이라며 "(내가) 관여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 사람들이 나를 잘 모르는데 나는 인격적 모독을 받고, 더 이상 (당에) 흥미가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도 잠시 후 사무실을 나가며 "사퇴하겠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라는 질문을 받고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 사퇴라는 말을 해본 적이 없다"라고 발언했다.

그는 "당에 가느냐"는 질문에는 "오늘은 안 간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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