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1일 오전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건군 67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 참석, 이종명 육군 예비역 대령에게 대통령표창을 하고 있다.
[김민호 기자]새누리당이 22일 발표한 20대 총선 비례대표 명단에는 분야별 직능 대표와 군 출신 및 노동계 인물들이 당선권에 포진됐다. 이들 후보자 명단을 살펴보면 박근혜 정부의 후반기 국정운영을 적극 뒷받침 할 수 있는 인사가 대거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한계를 극복하고 희생과 봉사 정신이 투철한 인물들이 추천순위 상위권에 배정됐다.

새누리당이 송희경 전무를 추천한 것은 박근혜 정부의 핵심정책인 '창조경제'에 힘을 싣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송 전무는 사물인터넷(IoT)과 클라우드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고 있는 대표적인 여성 개발자다. 2012년 대우정보통신에서 KT로 이직한 이후 KT의 IoT를 비롯한 신사업 개발을 이끌어왔다.

평창동계올림픽지원단 단장,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활발한 대외활동도 병행하며 KT의 신사업을 주도해왔다는 평이다.

송희경은 이화여대 전자계산학과를 졸업하고 아주대정보통신대학원에서 전자상거래 석사,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당은 송 전 전무가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창조경제에 기여할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추천순위 2번을 배정받은 이종명 전 육군대령은 지난 2000년 6월 경기 파주 인근 비무장지대(DMZ) 수색작전 도중 부상을 당한 후임을 구하려다 지뢰를 밟아 두 다리를 잃었다.

이 대령은 당시 추가 폭발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위험하니 들어오지 마라, 내가 가겠다”며 행동으로 전우 사랑과 참군인의 자세를 실천해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당시 이 대령의 사례를 통해 신체장애를 입은 현역군인이 계속 군에 복무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됐다. 이후 이 대령은 2년 반의 치료과정을 거쳐 2002년 육군대학(현 합동군사대학교)교관으로 군에 복귀해 후학 양성을 위해 힘쓰다 지난해 37년간의 군복무를 마치고 전역했다.

당은 그가 한계를 극복한 인간승리자 등 국민감동 지도자 유형에 해당된다고 판단, 남성 1순위 비례대표 후보로 추천했다.

추천순위 3~4번은 한국노총 간부들로 채워졌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 중인 노동개혁 완수의 적임자라는 면에서 적극 추천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여당의 '노동4법' 법안 처리를 위해서는 한국노총과의 연대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특히 비례대표 4번에 배정된 문진국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은 한국노총 위원장을 지낸 바 있고,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당과 인연을 맺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추진하는 노동시장 구조개편 관련 4법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를 완수하려면 한국노총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이들의 ‘비례대표 당선 보장’ 카드는 노동 4법 처리를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최연혜 전 코레일 사장(5번)은 2013년 말 '수서발 KTX' 사업을 둘러싼 철도노조 파업 당시 이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 한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대전 서구을에 출마해 '리틀 박근혜'로 불렸으나 낙선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에 의해 코레일 사장으로 2013년에 전격 발탁되면서 화려하게 재기했다.

최 전 사장은 취임 후 철도노조 파업 진압, 수서발 KTX 신설, 대대적인 구조조정 등 실적을 쌓았다.

그러나 최 전 사장은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를 신청해 '번복'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김규환 현 국가품질명장(6번)도 '국민감동 지도자' 유형에 해당한다.

김 명장은 초등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한 상태에서 대우중공업 사환으로 입사해 남다른 성실성과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국가품질명장' 칭호를 받았다.

청년 1순위로 추천된 신보라 청년이여는미래 대표는 새누리당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노동개혁 추진 당시 청년과의 간담회 자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 인사로 이 때부터 비례대표로 추천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기도 했다.

신 대표와 마찬가지로 전희경 전 자유경제원 사무총장도 비례대표 '하마평'에 빠지지 않고 등장했던 인물이다.

그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국면에서 새누리당 역사개선특위 원외 인사로 합류한 뒤, 의원총회 특강자로 나서 갈채를 받았고, 김무성 대표는 전 전 사무총장의 강연 뒤 "지금 이 사회에서 필요한 영웅들을 발견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울러 김무성 대표가 총선을 앞두고 영입한 6명 중 한명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원유철 원내대표의 적극적인 '러브콜'을 받고 새누리당에 입당한 프로바둑기사 조훈현 9단은 스포츠, 문화 분야 인사로 추천됐다.

그는 새누리당에 입당하며 "스포츠, 문화 분야에서 더욱 더 바둑계를 위해 마지막으로 일해야 하지 않나 라는 생각에 입당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순례 대한약사회 여약사회장(15번)은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 유족을 향해 '시체장사', '거지근성' 등 막말을 담은 글을 SNS로 공유해 대한약사회로부터 직무정지 3개월의 징계를 받은 인사다.

한편 청와대나 친박계 인사들도 당선 안정권에 이름을 올렸다. 10번을 받은 김종석(60) 여의도연구원장은 지난해 청와대와 친박계의 지지를 업고 여연 원장에 취임했다. 보수 성향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와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을 지냈다. 2012년 18대 대선 당시에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경제 멘토단’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유민봉(58) 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도 당선이 확실시되는 12번을 받았다. 유 전 수석은 2000년대 초반부터 박 대통령의 행정학 관련 자문그룹으로 활동했다. 21번을 받은 하윤희(44) 새누리당 정책위 수석전문위원도 박 대통령이 당대표 때부터 메시지 담당 등 역할을 하며 인연을 맺었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