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는 박영선-우윤근
[김민호 기자]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들이 22일 최근 비례대표 공천을 둘러싼 당 내홍에 책임을 진다는 의미에서 일괄 사의를 표명하고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의 사퇴를 간곡히 만류했다. 김 대표의 사퇴를 만류하기 위한 읍소로 풀이된다.

이날 일괄 사의 표명이 김 대표의 정상적 당무 복귀로 귀결돼 당내 갈등이 진화되는 변곡점이 될지 주목된다.

우윤근 비대위원은 이날 오후 박영선 표창원 김병관 등 4명의 비대위원은과 서울 구기동 자택을 찾아 김 대표와 회동했으며, 1시간여 가량 회동을 진행한 후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밝혔다.

우 비대위원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비례대표 공천과 관련해 국민에게 이런저런 잡음이랄까 실망시켜드린 데 대해 비대위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오늘 참석한 분들은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우 비대위원은 "나머지 비대위원들의 뜻은 아직 확인 못했지만, 비대위원으로서의 책임을 다 못했기에 이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는 차원에서 사의를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박 비대위원은 김 대표에게 “이번 공천이 큰 무리없이 잘 진행됐다. 마지막 비례대표 공천에서 이런 문제가 불거졌는데 비대위원들이 대표를 잘 보필하지 못하고 충분한 준비작업을 못한 책임이 있다”며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민주 비대위원은 김 대표를 제외하면 이날 참석자를 포함해 변재일 이용섭 비대위원 등 모두 6명이다.

특히 비대위원들은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총선승리와 대선 승리를 위해 대표가 헌신해 달라"며 김 대표가 정상적인 당무활동에 복귀할 것을 호소했다.

김 대표는 이에 “왜 당신들이 사의를 표명하느냐”고 반문했지만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변인은 “대표가 정상적으로 복귀하려면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지나갈 수는 없는 일”이라며 “비대위원들이 사의를 표명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온당하다는 이야기를 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신임할지는 대표의 권한”이라며 “대표가 받아들여서 일부 교체하든지, 전원 바꾸든지, 재신임하든지 그것을 대표에게 맡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회동에서는 김 대표의 비례대표 추인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변인은 "비례안 추인 관련 부분은 오늘 이야기를 못했다"며 "내일 오전 비대위에서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대표는 23일 공천과 관련한 남은 의결사항을 처리하기 위해 비대위 회의에 참석하고 당초 예정돼 있던 일부 외부행사도 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자신의 사퇴 등 거취에 대해 여전히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퇴 의사를 접고 정상적 당무활동을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 대변인은 “김 대표가 공천은 해야 하니 공천작업은 마무리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며 “그(고민의) 시간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비대위원들은 김 대표를 만류하기 위해 이날 오후 8시15분께 자택을 찾았지만, 김 대표가 이들이 오기 직전 "개인적인 볼 일이 있다"며 자리를 뜨는 바람에 2시간여 가량을 기다렸다. 이날 회동에서는 당초 비례대표 순번 등이 논의될 것으로 전해졌지만, 관련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김 대표는 자택을 나서며 기자들로부터 "비대위원들을 만나지 않으려고 나가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그는 "개인적으로 누구 좀 만날 사람이 있다"며 "비대위원을 만나는 것이 아니다. 개인적 볼 일이 있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비례 2번 재조정 문재를 비대위원에게 일임했는데"라는 질문에 "내가 누누이 말하지 않았느냐. 나는 관심이 없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반발했다.

이어 그는 "심경의 변화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담담하다"며 "심경의 변화가 있을게 뭐가 있겠느냐"라고 답했다.

앞서 김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당 비대위 회의에서 비례대표 순번 확정을 비대위원들에게 위임하며 "2번을 비우라"고 발언, 사퇴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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