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지난해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가 1970년 이후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부진과 청년실업문제 탓에 젊은 세대들이 결혼을 기피하면서다.

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은 30만2800건으로 전년(30만5500건) 대비 0.9% 감소했다. 2003년(30만2500건) 이후 1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뜻하는 '조(組)혼인율'은 5.9건으로 전년(6.0건)보다 0.1건 감소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조혼인률이 6건 아래로 떨어진 것은 1970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조혼인률은 지난 2011년(6.6건) 이후 4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혼인 연령도 계속 오르는 추세다. 지난해 남성·여성 초혼 연령은 각각 32.6세, 30.0세로 1년 전보다 0.2세 올랐다. 여성 초혼 연령은 처음으로 30대에 진입했다. 여성의 초혼 연령은 2002년 27세, 2007년 28세, 2011년 29세로 4~5년마다 1세씩 오르고 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남성의 초혼 연령은 1.7세, 여성은 2.2세 많아졌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학력이 높아지면서 학업에 종사하는 시간이 늘고 취업에 걸리는 시간도 늘어나는 경향이 혼인 연령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혼인건수가 줄어드는 가장 큰 이유는 인구 고령화와 젊은 세대들의 결혼 기피 현상이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주 혼인연령층인 20대 후반과 30대 초반 인구가 전년 대비 20만명 정도 감소했기 때문에 혼인할 수 있는 인구 자체가 적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과장은 또 "지난해의 경우 경기가 둔화되는 형태가 있었고 20대와 30대의 실업률이 전년 대비 개선되지 못했다"며 "이런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혼인건수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 보면 세종(8.2건)의 조혼인률이 가장 높았고 서울(6.5건), 울산(6.4건), 충남(6.0건), 제주(6.0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전북(4.9건)과 전남(4.9건)은 조혼인률이 5건에 못미쳤다.

젊은 세대들이 결혼을 늦추면서 혼인 연령대가 높아지는 경향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해 여자의 평균 초혼연령은 30.0세로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30대에 진입했다. 남자의 평균 초혼연령도 32.6세로 전년보다 0.2세 높아졌다.

10년 전인 2005년과 비교하면 평균 초혼연령은 남자와 여자는 각각 1.7세, 3.5세씩 높아졌다.

전체 혼인 중 남녀 모두 초혼인 부부는 78.7%를, 남녀 모두 재혼인 경우는 11.5%를 차지했다.

또 남자가 재혼, 여자가 초혼인 경우는 3.9%였다. 반대로 여자가 재혼, 남자가 초혼인 경우는 6.0%를 차지했다.

외국인과의 혼인은 2만1300건으로 전년(2만3300건)에 비해 8.8% 감소했다. 전체 혼인에서 외국인과의 혼인이 차지하는 비율도 7.6%에서 7.0%로 떨어졌다.

한국남자와 외국여자가 결혼하는 경우는 1만4700건으로 9.1% 줄었고, 외국남자와 한국여자가 결혼하는 경우는 6600건으로 7.9% 감소했다.

결혼을 가장 많이하는 달은 12월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월별 혼인은 12월(11.0%), 1월(9.4%), 5월(9.2%)에 상대적으로 많았고 9월(6.3%), 2월(6.9%), 8월(7.2%)에는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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