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대형건설사의 1분기 성적표는 대체적으로 ‘양호’하다는 평가다.

올 1분기 대형 건설사들의 실적은 주택사업 호조와 중동 저가 수주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서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반적으로 해외 부문 추가 손실은 줄어든 반면 주택 부문 실적 개선이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1분기가 주택 시장이 비수기인 만큼 전 분기보다 다소 실적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상장기업 분석 전문업체인 와이즈리포트에 따르면, 이달 말 발표를 앞둔 대형 건설사들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다소 오를 전망이다.

이선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요 6사 1분기 합산 추정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9%, 28.2% 증가했다"며 "컨센서스와 비교하면 매출액 -0.4%, 영업이익 -0.6%로 예상에 거의 부합하는 실적을 거둘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체별로는 대림산업, 대우건설이 예상보다 좋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워낙 좋아 이번 분기는 다소 미흡할 전망이다.

현대건설의 1분기 추정 영업이익은 약 2160억원으로 전년 동기 2006억원보다 늘어나지만, 전분기 2672억원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매출은 4조1020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타사와 달리 주요 해외 저가공사가 이미 종료해 실적 변동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착공 해외현장이 공사에 들어가지 않는 한 본격적인 매출 성장세는 힘들겠다.

이선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의 경우 실적보다 해외수주가 관심사"라면서 "1분기에 2조원(전년동기 5000억원)의 해외 수주를 달성해 순조롭게 출발했고, 2분기에 수의계약으로 진행하는 40억 달러(추정) 규모의 남미 정유공장의 계약 성사 여부가 화두"라고 전했다.

대림산업의 영업이익은 761억원으로 전년 동기 510억원 대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은 2조2332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 2조181억원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DSA(사우디 시공법인) 프로젝트 마무리 과정에서 200억원 정도 추가 원가가 발생할 것으로 보이나 주택과 유화, 기타 종속회사(대림C&S 등) 등이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예측된다.

윤석모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대규모 충당금을 쌓았던 DSA의 문제성 프로젝트들 중 이소시아네이츠, 쇼아이바, 라빅II 등이 올해 2~3분기에 공기 종료가 몰려 아직은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4분기 분양한 용인 한숲씨티(6800세대)와 같은 대규모 저마진 프로젝트로 인해 주택 마진 회복은 경쟁사 대비 더딜 전망"이라고 짚었다.

GS건설은 1분기 영업이익이 356억원으로 전년 동기 200억원보다 개선될 전망이다. 매출은 2조3991억원으로 전년동기 2조3158억원보다 늘어났지만, 전분기 2조9768억원에 비해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막바지 단계에 있는 해외저가공사 관련 추가원가 일부 발생했으나 마진이 좋은 주택부문 실적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무난한 실적을 달성할 태세다.

이상우 유진증권 연구원은 "GS건설의 실적이 건축·주택 위주로 재편되면서 올해부터 급속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면서 "미사강변, 부천옥길 등 수도권 자체 사업장에서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으며, 향후 매출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1분기 영업이익이 859억원으로 전년 동기 206억원, 전분기 609억원 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 부문 성과가 해외 부문 저가 프로젝트의 영향을 상쇄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하반기에는 과거 IMF 이전에 매입한 베트남 신도시부지에 주택도 공급할 계획이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이후 대우의 매출 성장은 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에서 발생할 것"이라며 "재건축·재개발 잔고가 10조원을 넘는 데다 뉴스테이와 정비사업이 결합되면 매출도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현대산업개발의 1분기 영업이익은 920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 544억원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 분기 1478원의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던 만큼 전분기보다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성공적인 분양 성과를 이어가고 있고, 해외 사업이 없어 타사와 달리 중동 저가 수주 리스크가 없는 것이 실적 향상 요인으로 분석된다.

김기룡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권선 2차의 미분양 잔여분이 일부 반영되고 마지막 자체사업이자 저마진 현장인 대구 월배 2차 준공 효과로 시장 예상치에 부합할 전망"이라며 "2분기 이후에는 자체 부문의 마진율이 개선세로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1분기 영업이익은 266억원으로 전년동기 216억원과 전분기 219억원 대비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 1조5127억원의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으나 올해 초 대규모 유상증자에 성공하고 실적도 개선되고 있는 상태다.

김형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규수주는 2012년 약 13조원에서 최근 3년간 약 6조원으로 급감했다"면서도 "하지만 삼성그룹 관련 공사는 지난해 약 3조원에서 올해 1분기 약 2조2000억원으로 확대 중이며,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호주 로이힐 사업에서 큰 손해를 보며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98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 전환할 것으로 판단된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매출 비중이 가장 큰 건설 사업부문의 계절적 비수기로 인해 전분기 대비 매출은 감소하나 호주 로이힐 프로젝트와 같은 대형 손실 반영 이슈는 잦아들 전망"이라며 "부문별로 살펴봐도 건설, 상사, 패션, 기타 리조트 부문 등 고른 영업이익 개선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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