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30대 그룹 중 21개 그룹의 올해 신규채용 규모가 작년 수준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6개 그룹은 작년보다 신규채용 규모를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신규채용 규모를 늘리는 곳은 9개 그룹에 불과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1월부터 4월18일까지 공기업과 금융그룹을 제외한 자산순위 30대 그룹을 대상으로 '2016년 고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30대 그룹 중 21곳은 올해 신규채용을 작년 수준 이하로 뽑을 계획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현대자동차·SK·LG 등 국내 30대 그룹의 올해 신규채용 규모가 작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올해 신규채용은 작년 13만1917명보다 4.2% 감소한 12만 6394명으로 예상되고 있다. 상위 10대 그룹의 올해 채용규모도 7만9144명으로 지난해 8만440명보다 1.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처럼 국내 주요 기업들이 올해 신규 채용을 줄이기로 한 것은 대내외 경영환경이 그만큼 불투명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국내 경기침체 속에 수출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상황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로서는 잔뜩 움츠러든 자세를 취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는 가뜩이나 개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 청년 취업난을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돼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기업들은 미국 등 일부를 제외하고 세계 경기가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 인력을 무작정 늘리기가 힘들다는 태도다.

실제로 전경련이 지난달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벌인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4월 종합경기 전망치는 95.7로 6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밑돌았다. 3월 실적치도 94.2로 지난해 5월 이후 11개월 연속 기준선 밑이다.

기업들은 신규 채용 규모를 최대한 예년 수준으로 유지하고 싶지만, 국내외 경기 악화와 정년연장 시행 등으로 볼 때 쉽지 않다고 토로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11.8%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10.7%보다 1.1%p나 상승했다.

그러나 실제 피부로 느끼는 체감 청년실업률은 정부가 발표하는 실업률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학력층 남성에서 청년실업문제가 심각한 것을 고려하면 정규직 과보호 완화를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시급하다"며 "이를 위해 일반해고 요건 완화를 포함하는 노동시장개혁을 조속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기업은 경제환경 변화에 따라 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용하고 있어 정규직보다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고용하려는 유인이 적지 않다"며 "이에 따라 기업이 정규직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노동시장의 규제완화, 해고보호 완화 등 정규직의 과도한 고용보호 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기업들이 과감하고 선제적 투자를 통해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즉, 주요기업들이 지나치게 안정적 경영전략에서 벗어나 미래를 위해 기업가정신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