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국내 탈모 환자 3명 중 2명은 탈모 발생억제를 위해 '병의원 방문' 외의 탈모샴푸, 두피영양제와 같은 비의학적 관리법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탈모는 의학적 판단이 필요한 질환임에도 관련 제품이나 지인의 조언만 믿다가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대한모발학회는 2015년 11월부터 2016년 1월까지 강동경희대병원과 성바오로병원을 방문한 10세 이상 70세 미만 남녀 1천21명을 대상으로 탈모에 대한 인식 및 행동패턴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대한모발학회가 일반인의 ‘탈모증에 대한 인식 및 행동 패턴’을 조사한 결과, 탈모증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 402명 중 46%는 탈모 억제를 위한 방법으로 '샴푸나 토닉 사용'을 선호했고, 그 외에 미용실이나 한의원 등을 방문했다. 탈모가 있는 환자 중 병·의원을 이용한다고 대답한 사람은 36%였다.

탈모는 스트레스와 환경오염 등의 증가로 국민 5명 중 1명이 앓고 있을 만큼 환자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53%)은 가려움과 같은 두피질환을 경험했고 이 중 40%는 탈모가 의심되는 증상을 보였다. 문제는 탈모를 질환으로 보는 인식이 낮아 병원을 찾는 환자도 적다는 점이다.

응답자들의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탈모 예방법으로는 '샴푸와 두피 영양제인 토닉 등의 화장품 사용'이 46%로 가장 많았고 '병·의원 치료'는 36%에 불과했다.

이 밖에는 '두피관리실·한의원·미용실 방문'(9%), '탈모에 좋은 음식 섭취'(4%)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반면, 비의학적 치료 후 효과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13%는 '탈모방지샴푸 등 탈모 관련 제품의 효과를 경험하지 못했다'고 답했으며 '두피관리실·한의원·미용실 방문'이나 '탈모에 좋은 음식 섭취' 만족도는 각각 19%, 2%에 그쳤다.

학회 측은 한의원을 선호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도 공개했다.

치료 방법으로 한의원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방문 이유를 물은 결과, 응답자 43%는 '한약은 부작용이 적어서'라고 설명했고, 그 외에 '주위사람의 추천(29%)'이나 '병·의원 치료가 효과가 없어서(19%)'라고 대답했다.

이 밖에도 한의원 방문자의 42%는 1회 지출 비용으로 70~100만원, 전체 22%는 100만원 이상, 17%가 50~70만원을 지출했다.

한의원 방문자의 80%가 1회 방문 비용으로 50만원 이상을 지출한 셈이다.

한의원 방문을 선호하는 응답자의 91%는 약제가 아닌 기구나 제품 등의 권유를 받은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최광성 학회 기획이사(인하대병원 피부과)는 "많은 환자가 광고나 제품표기에 현혹돼 탈모제품에 의지하고 있다"며 "올바른 선택을 위해 탈모제품에 대한 기능 인증과 적절한 광고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심우영 학회장(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역시 "탈모증 환자가 증가하고 있지만, 의학적 치료법이 아닌 화장품, 두피관리실 등에 의지해 경제적, 정신적 손실을 보고 있다"며 "환자들이 진단을 조기에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치료환경과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