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기자]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외치며 ‘미국 우선’의 고립주의 외교 정책을 주장한 도널드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유력주자로 떠오르면서 우방국 사이에서 불안감과 반발이 일고 있다.

미국 공화당 유력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27일 워싱턴에서 "미국이 지켜주는 나라들은 그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 비용을 내지 않는다면 우리는 동맹국들이 스스로 방어하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내가 대통령이 되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과 아시아 동맹들에 정상회담을 요청해 방위비 재조정 문제뿐 아니라 공동의 도전에 대한 새로운 전략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28일(현지시간) 인디애나 주 인디애나폴리스에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트럼프는 “한국은 경제적으로 괴물인데 방위비는 조금만 낸다”며 동맹들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거듭 주장했다.

아어 트럼프는“우리가 한국을 보호하는데 경제로 말할 것 같으면 그들은 괴물이다. TV를 주문하면 LG든 삼성이든 기본적으로 다 한국산이고 가장 큰 배도 만든다. 그런데 우리한테 (방위비는) 아주 조금만 낸다”고 말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거듭 중국 역할론을 내세운 뒤 ‘중국이 미국의 피를 빨아먹는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중국은 북한에 대해 그 누구보다 크고 엄청난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는데 자신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며 “중국에 ‘당신들이 북한 문제를 풀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당신들과 거래를 많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적정 수준의 방위비를 분담하지 않는 동맹국에 대해서는 미군 철수 등을 검토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트럼프는 유세 초반부터 '안보 무임승차론'으로 한국 등 기존의 동맹 관계를 무시하면서 압박을 가해 왔다. "한국이 핵무장을 통해 자신을 방어하든지 아니면 방위비를 더 부담하라" "한국에 핵우산을 제공할 필요가 없다"고도 했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외교·안보 구상은 국제정치 현실에 대한 기본 이해조차 부족한 모순된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동맹을 방위비를 내야만 군사 지원 서비스를 해줄 수 있다는 식의 비즈니스 관계로 착각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트럼프는 지난 26일 동북부 5개 주 경선에서 싹쓸이 승리를 하면서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다 해도 유세 때 주장한 황당한 정책을 실행에 옮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 한·미 동맹을 트럼프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트럼프의 주장에 미국 내에서도 현실성이 결여돼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지만 우리는 미국 내 이런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며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