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檢수사·여론 타깃

▲ 중앙지검 들어오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들
[김승혜 기자]옥시가습기살균제 참사 가해업체 옥시 레킷벤키저(RB코리아, 이하 옥시)가 십자포화를 맞고 있는 가운데 불매운동은 시중 약국 등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국내 3대 대형마트는 시민들의 불매운동이 한창인 옥시 제품에 대해 대규모 판촉(판매촉진) 행사를 진행해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의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고 해당 업체들의 사과 및 보상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그 동안 이 사건과 관련, 주목을 덜 받았던 애경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시선이 쏠리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에서 검찰의 수사망을 빗겨간 듯 했던 애경이 독성 성분의 시험 조건을 왜곡한 정황이 있는 보고서를 재판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게된 것.

애경은 옥시와 마찬가지로 가습기살균제를 직접 제조, 판매해 다수의 사망자를 발생 시킨데다 이마트의 PB 상품을 통해 판매된 제품 사용자들도 수십명의 사망자를 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애경에 대한 수사도 임박했다는 관측과 함께 사태 추이를 숨죽인 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3일 검찰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검찰은 옥시에 대한 수사를 진행한 뒤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국내 기업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더불어 애경, 이마트 등도 수사선상에 올려놓은 상태다.

옥시의 경우 지난 2001년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하는 과정에 유해물질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들어간 가습기 살균제를 시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옥시레킷벤키저 살균제 등에 사용된 PHMG·PGH가 폐섬유화를 일으킨 원인이라고 지목했고 최근 검찰 조사 결과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자는 총 221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옥시 제품을 사용한 사람은 177명(사망 70명·상해 107명)에 달한다. 롯데마트 PB 상품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는 22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킨 것으로 정부 조사에서 집계됐다. 홈플러스는 사망자 15명 등을 발생시킨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까지 검찰의 수사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를 직접적으로 양산한 옥시와 롯데마트, 홈플러스에 초점이 맞춰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폐 손상 이외의 질환에도 가습기 살균제 피해가 있는 지 여부를 재검증한다는 방침을 정함에 따라 애경과 이마트 등도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이 경우 애경과 이마트, GS리테일 등이 원료로 사용한 클로로메틸이소치아졸리논/메칠소치라졸리논(CMIT/MIT) 제품으로의 검찰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애경은 CMIT/MIT을 주원료로 하는 가습기 메이트를 지난 1997년 출시했다. 애경 제품에 들어간 CMIT/MIT는 비염이나 기관지염, 편도염 등 폐 질환 이외의 다른 질환을 유발한 경우가 많았다.

정부와 시민단체에 접수된 3차 피해신고에 의하면 애경 제품을 사용하다 사망한 사람은 20~30여명 수준이고 유사 질병에 걸린 피해자는 300여명으로 추산된다.

검찰 수사가 광범위하게 넓혀질 경우 애경은 옥시 다음으로 많은 피해자를 발생시킨 기업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이마트의 경우 자체 PB 상품으로 내놨던 '이플러스 가습기 살균제'가 해당된다. 해당 제품은 애경이 제조·공급했는데, PB 상품의 경우 이마트가 개발권 및 소유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마트의 책임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현재까지 밝혀진 바로는 애경의 가습기메이트 제품과 이마트의 이플러스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해 사망한 피해자는 50여명에 달하고 유사 질병에 걸린 피해자는 400여명에 육박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애경이 해당 제품을 직접 제조 판매했다는 점에서 옥시 다음으로 가습기살균제 사망 사건의 장본인격이다"며 "사태를 숨죽여 지켜볼 것이 아니라 사과 및 보상대책을 지금이라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애경 측 관계자는 "현재 애경은 검찰의 수사 대상으로 지목된 상태"라며 "검찰에서 수사를 위해 부를 경우 성실히 조사에 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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