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창 올림픽 자료 살펴보는 조양호 위원장
[이미영 기자]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생사의 기로에 선 한진해운을 살리기 위해 평창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 위원장직을 전격 사퇴했다.

3일 한진그룹 관계자는 "조양호 회장이 한진해운 등 그룹 내 현안을 총력을 다해 수습하기 위해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직에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진그룹은 채권단과 긴밀하게 협의해 한진해운 경영 정상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면서 "그룹 경영에 복귀하더라도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조 회장의 평창위원장직 사퇴는 한진해운의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 돌입 등 그룹 내부 악재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한 한진해운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4112억원 규모의 유동성 확보를 내용으로 하는 자구계획안과 조양호 회장의 경영권 포기 각서를 제출했다.

오는 4일 협약이 개시되면 채권단은 3개월 간의 실사를 거쳐 한진해운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한다. 이와 함께 신규 자금을 지원할 때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 등도 요구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해운의 총 부채는 5조6000억원(지난해 말 기준)에 달한다. 이 가운데 금융권 부채는 7000억원대이며, 나머지 대부분은 선박금융 3조2000억원, 공모ㆍ사모 사채 1조5000억원 등으로 이뤄졌다.

회사채(공모ㆍ사모)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1조5000억원으로, 이중 오는 6월말과 9월말로 만기 예정된 공모 회사채는 각각 1900억원, 310억원이다.

한편 조 회장이 적극 경영에 나서면서 한진해운 구조조정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진해운은 최근 채권단 측에 자율협약을 신청했는데, 오는 4일 개시 여부가 판가름 난다. 채권단 측이 조건부 자율협약을 결정하고, 채무상환을 유예해줄 것이라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채권단과 긴밀하게 협의해 한진해운 경영 정상화를 위한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조양호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장애인 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 위원장이 전격 사퇴하면서 2년도 채 남지 않은 올림픽 준비에 비상이 걸렸다.

조 회장은 지난 2014년 8월부터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직을 맡아왔다. 경기장 건설 지연, 올림픽 개폐막식장 및 경기장 이전 논란, 분산개최 논란 등의 잡음을 직접 해결하는 등 성공적으로 올림픽 준비를 본 궤도에 올려놨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 회장은 "그간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하여 조직위원회 모든 임직원과 하나의 팀이 되어 혼신의 힘을 다했다"면서 "그룹 경영에 복귀하더라도 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위해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평창올림픽을 1년9개월여 앞두고 조직의 수장이 사퇴하면서 대외적인 신뢰도 추락과 함께 테스트 이벤트 개최 등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조 위원장의 사임으로 취임 당시 조직위로 파견된 한진그룹 주요 간부 등이 그룹으로 복귀하게 될 예정인 만큼 조직위 내부적으로도 업무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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