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서울의 장바구니 물가가 심상치 않다.

새내기 주부 김모(29)씨. 결혼후 첫번째로 맞는 남편의 생일상을 차려주려 동네 마트를 찾았다가 천정부지로 오른 채소값에 말문이 막혔다.

남편이 좋아하는 겉저리를 담으려 채소 코너를 가보니 배추 1포기 가격이 4800원. 직장생활을 하느라 아주 오랜만에 장을 보는 것이었지만 비싸도 너무 비싸다는 생각에 기가찰 노릇이었다.

김씨는 "배추가격이 올들어 꾸준히 오른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인줄은 몰랐다"며 "포기당 1만5000원까지 뛰었던 2010년 '금배추' 파동이 생각날 정도"라고 혀를 내둘렀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의 생필품 가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배추 1포기 평균가격은 5083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2500원대를 나타냈던 전년 같은기간에 비해 두배 이상 오른 것이다.

9일 경인지방통계청의 '4월 서울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12.05로 지난해 같은달보다 1.5% 올랐다.

지난해 12월 2.0%까지 올랐던 서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 1월(1.4%) 1%대로 내려간 뒤 지난 3월(1.5%)부터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농축수산물 등 장바구니물가는 큰 폭으로 오르며 서민생활을 옥죄고 있다.

농축수산물은 전년동월대비 5.1% 뛰었다. 서울 배추가격은 1년 전보다 119.5% 올랐다. 전국 평균 상승률 118%보다 1.5%포인트를 상회했다.

이어 무(83.9%)와 양파(53.8%), 마늘(48.2%) 값도 줄줄이 상승했다.

'밥상물가'와 더불어 시민들이 즐겨 찾는 소주와 삼겹살 가격의 상승세도 눈에 띈다. 전년동월대비 소주는 12.3%, 삼겹살은 5.5%가 각각 올랐다.

전월세 상승세도 서울의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

서울 집세는 1년 전보다 3.5% 상승했다. 전국 평균 집세 상승률 2.7%보다 0.8%포인트 높았다. 이중 전세는 4.6%, 월세가 0.5%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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