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글로벌 IT제품 수요의 저성장과 패널가격 하락으로 위기에 빠진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LCD 패널 생산을 중단하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에 중국산 저가 LCD의 공세와 시장의 빠른 변화에 맞춰 기술적 차별화에 집중하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LCD가 점령해 온 디스플레이 시장이 OLED 중심으로 빠르게 교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OLED는 별도의 광원없이 스스로 빛을 내는 디스플레이로 주로 스마트폰과 TV 화면에 쓰인다. 배터리 사용량이 적고, 동영상 구현 능력이 뛰어나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을 받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과 LG디스플레이는 미래 디스플레이로 각광받고 있는 OLED 비중을 높이는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 선점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그동안 스마트폰에만 적용됐던 OLED가 TV, 컴퓨터 모니터 등 대형 OLED로 적용이 확대되고 있는 것도 OLED 시장이 활기를 찾고 있는 이유다.

실제 지난해 국내 OLED 수출액은 55억달러(6조3200억원) 규모로, 삼성과 LG디스플레이를 포함한 국내 업체들의 전세계 OLED 점유율은 98.5%를 차지할 만큼 절대적인 상황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정부의 디스플레이 R&D 예산 지원 확대와 만나 시너지 효과를 거둘 전망이다. 매년 큰폭으로 줄어든 디스플레이 R&D 예산은 내년을 기점으로 대폭 증가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는 PC용 모니터 생산에 집중하고, LG디스플레이는 TV와 의료용 모니터 생산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CD를 주로 생산해왔던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중국 업체와의 가격 경쟁에 밀려 OLED 생산에 뛰어들고 있는 것도 OLED 시장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라면서 "그동안 국내 업체들은 독자적인 기술로 LCD를 생산해 중국에 수출했으나 이제는 중국이 LCD를 대규모로 생산하면서 오히려 역수출되는 상황에 처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월 삼성과 LG가 OLED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해 손을 잡았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일본의 OLED 소재 전문기업 큐럭스(Kyulux)에 15억엔(약 160억원)을 공동투자했다.

삼성그룹 내 벤처투자 전문회사인 삼성벤처투자가 전체 투자를 주도한 가운데 양사는 각각 30억~4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의 투자는 OLED 패널의 생산성을 높여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중국보다 5~10년 정도 앞선 OLED 기술을 갖춘 국내 업체들이 OLED 생산에 집중하면서 해외 디스플레이 시장 내 경쟁력을 확보해나가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분석이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기존 LCD 기반의 제품만으로는 경쟁 심화로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아 성장성 한계에 직면했다"면서 "업체들은 폴더블 OLED 스마트 폰, 차량용 OLED, 투명 OLED, 곡면 OLED TV 등 차별화된 폼팩터로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