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국내 대형건설사들의 미청구공사 금액은 줄어들고 있는 추세지만 일부 중동 현장에서는 여전히 수천억원대에 달하는 잠재부실이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각 건설사가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건설 도급순위 5위권 건설사들의 미청구공사 금액은 총 8조8143억원이다.

현대건설이 2조5047억68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대우건설 2조1447억1300만원, GS건설 1조7384억8000만원, 삼성물산 1조6410억6000만원, 포스코건설 7852억8400만원 순이었다.

미청구공사는 발주처에 대금을 청구하지 못한 미수채권이다. 공사는 했지만 아직 발주처에 청구하지 못한 돈이다. 시공사가 추정한 공사 진행률과 발주처가 인정한 진행률에서 차이가 날 때 발생한다. 

미청구공사는 실제 현금이 들어오지 않았더라도 향후 받을 금액을 예상해 매출액으로 잡는다. 매출채권보다 회수기간이 길고 떼일 가능성도 높다. 대손충당금을 설정하지 않아 대금 회수에 실패하면 장부상 이익은 손실로 전환된다.

올 1분기부터 미청구공사 사업장을 구별하기 위해 계약금액이 매출액의 5% 이상을 차지하는 공사의 진행률·미청구공사 잔액·공사미수금 등을 공시하는 것이 의무화했다.

◇현대 1위…포스코건설은 상승률 1위

가장 많은 미청구공사 금액을 보유한 건설사는 현대건설이다. 총 2조5047억6800만원의 미청구공사 금액 중 계약금액이 매출액의 5% 이상을 차지하는 곳은 15개 현장으로 금액은 1조5721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현장은 UAE 원전공사(3925억9000만원), 쿠웨이트 해상교량 프로젝트(1655억원), 카타르 루사일 고속도로(1411억6000만원), 카타르 국립박물관 공사(1211억2000만원), 이라크 카르빌라 정유공장(547억700만원) 등이다.

베네수엘라 정유공장(1559억800만원), 인도네시아 지열발전소(744억100만원) 등 중동 외 지역에서도 미청구 공사대금이 나왔다.

대우건설은 총 2조1447억1300만원의 미청구공사 금액 중 계약금액이 매출액의 5%가 넘는 현장은 21곳으로 금액은 9873억7400만원에 달했다.

가장 큰 미청구공사 사업장은 모로코 SAFI IPP 석탄화력발전소 프로젝트로 미청구공사 금액은 2333억9900만원에 달한다. 이 외에 알제리 CAFC 오일 프로젝트(1429억5300만원), 사우디아라비아 자잔 리파이너리·터미널 프로젝트(1079억1900만원) 등이 있다.

GS건설은 미청구공사 금액 총 1조7384억8000만원 중 계약금액이 매출액의 5%가 넘는 현장은 25곳으로 금액은 8619억700만원으로 집계됐다

주요 현장은 이집트 ERC (2283억3800만원), 사우디 PP-12 복합화력발전소(1274억5700만원), 사우디 라빅2 정유·화학 플랜트(1272억9100만원), 아랍에미리트(UAE) 루마이타와 샤나엘 PhaseⅢ(855억6400만원), UAE 루와이스 프로젝트 PKG 2(829억3100만원), 쿠웨이트 KNPC North LPG 저장시설(667억3200만원) 등이다.

삼성물산은 미청구공사 금액 총 1조6410억6000만원 중 계약금액이 매출액의 5% 이상을 차지하는 현장은 11곳으로 금액은 6802억원으로 집계됐다.

주요 현장은 아랍에미리트(UAE) 원전공사(2391억4800만원), 사우디아라비아 라빅 복합화력발전소 (1996억7400만원), 카타르 복합발전소·도하 경전철(833억원), 알제리 나마·모스타가넴 현장(611억원), 호주 외곽순환도로 공사(453억원) 등이다.

미청구공사금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기업은 포스코건설이었다. 포스코건설은 올 1분기 총 7852억8400만원의 미청구공사금액을 보유하면서 5대 건설사 중에선 가장 적었다. 하지만 전기 6301억5200만원 대비 24.62% 증가하면서 증가율은 가장 높았다.

◇한화·삼성엔지·현대엔지도 수천억원대

5대 건설사 이외에 한화건설, 삼성엔지니어링, 현대엔지니어링도 수천억원대 미청구공사 금액을 가진 현장을 보유하고 있었다.

한화건설은 공사비 9조2000여억 원에 이르는 이라크 비즈마야 신도시 사업에서 3200여억 원의 미청구공사를 가지고 있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가즈프롬 바드라 1499억원과 RRE 1786억원, 얀부(ON) 199억원 등 총 4380여억원의 미청구 공사 금액이 있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우즈베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 2곳에서 총 4890억원의 미청구 공사 금액을 기록했다.

반면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롯데건설은 미청구공사가 1000억원 이상인 현장은 한 곳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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