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포한강푸르지오2차 오피스텔
[김홍배 기자]"요즘 오피스텔 전세가 씨가 말랐어요. 전셋가가 매매가랑 똑같아도 내놓는 족족 나갑니다."(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오피스텔전문 L공인중개사)

지난 29일 서울 서대문구의 충정로 등 4대문 인근 오피스텔 밀집지 인근은 전세 매물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공인중개사무소가 사무실 바깥에 붙인 광고에 전세 매물이 없거나, 있더라도 이미 계약이 끝난 경우가 많았다.

발품을 팔자 몇 곳은 흥정하듯 겨우 1~2건을 넌지시 소개했다. 하지만 대부분 프리미엄이 붙어 가격이 크게 올랐거나 전셋가가 매매가에 육박한 상태였다.

서대문구 대현동의 S공인중개사는 올 연말에 입주할 수 있다는 오피스텔 전용 19.81㎡를 전세 2억1000만원이라고 소개했다. 이 매물은 분양가 2억500만원에서 프리미엄이 붙어 2억1000만원에 매매되고 있었다.

S공인중개사 서민숙 공인중개사는 "깨끗하게 리모델링만 잘해놓으면 전세는 집주인이 (가격을) 부르는대로 다 나가는 상황"이라며 "특히 이곳은 이대 연대 등 대학생과 광화문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수요가 많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전셋값이 매매가를 추월하는 경우도 있었다.

실제로 지난달 서대문구 충정로에는 전세매물이 매매보다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곳 L공인중개사에 따르면 대우디오빌 전용 29㎡는 지난달 전세금 2억원에 계약됐다. 그즈음 같은 크기 매물이 급매로 나오면서 1억9500만원에 매매됐다고 L공인중개사는 밝혔다.

그는 "급매물의 경우 전셋값이 매매가에 근접하다보니 더 낮은 가격에 팔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4대문 인근 오피스텔은 도심과 접근성이 좋아 직장인 1~2인 가구의 수요가 높다. 그만큼 월세도 비싸, 자금력있는 직장인을 중심으로 '비싸도 전세'를 고집하는 수요가 끊이질 않고 있다.

일대 공인중개사들에 따르면 4대문 인근 오피스텔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은 아파트 전세가율(70%대)보다 높은 약 80~90%선이다. 역세권에 리모델링이 잘 된 경우 전세가율 100% 매물이 나오기도 한다.

오피스텔 전셋값이 천정부지 오르는 이유는 또 있다.

오피스텔 전세가율이 100%에 가까워도 아파트와 달리 매매로 돌아서는 이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길지 않은 기간만 거주하는 1인 직장인 수요가 많고 취득세 등 비용을 감안하면 그래도 전세가 낫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충정로의 S공인중개사는 "매매하면 2억원대의 경우 약 1000만원의 취득세가 나오고 사업자등록 등 절차가 복잡해 매매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며 "이 때문에 전세 수요가 많아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더 오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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