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포동 집값 강남 1위
[김홍배 기자]서울·수도권 주택시장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연 1.5%→1.25%)로

강남을 비롯한 서울 재건축시장이 부동산시장에 몰린 뭉칫돈이 몰리면서 이 지역 주요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이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 9일 금리 인하 소식이 전해진 직후 주택 매입을 망설이던 수요자들의 문의가 늘고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며 호가를 끌어올리는 분위기다.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권 재건축아파트 매매가격이 주택시장 활황기였던 2006~2007년 당시 고점을 속속 넘어서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 5단지 전용면적 76㎡형은 얼마 전 13억 7000만원에 거래돼 과거 최고가였던 13억 6000만원을 넘어섰다.

강남구 개포주공 1단지 전용 36㎡는 이미 지난 4월 7억7000만원에 거래돼 과거 최고가 7억5000만원을 넘어선 데 이어 최근에는 호가가 한 달 만에 최고 9000만원 뛴 8억5000만원으로 올라섰다. 3.3㎡당 4000만원에 육박하는 비싼 분양가에 나온 개포2단지와 일원현대 재건축 일반분양이 잇달아 청약에 성공하자 집주인들이 계속 호가를 올리는 분위기다.

개포동 K공인중개사 이 모 대표는 “오전에 1000만원 올랐는데 오후에 또 1000만원 올라요. (서울) 개포동 재건축 아파트 대부분이 요즘 이런 식입니다. (부동산 중개를 전업으로 하는 데도)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무섭게 오르네요.”라고 말했다.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도 전용 85㎡형의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가 16억원으로 뛰어올라 2010년 당시 고점 수준까지 올라섰다.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전용 36㎡형도 기준금리 인하 이후 호가가 사흘 새 3000만원 가량 올라 8억 5000만원 선에 달하고 있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7단지 전용 89㎡는 최근 8억원에 팔려 10년 전 11월 최고 시세를 회복했다. 서울시가 오는 8~9월 재건축 정비계획안을 발표한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거래가 급증한 압구정 신현대아파트 전용 85㎡ 호가는 2010년 최고가에 육박하는 16억원까지 급등했다.

강동구 둔촌 주공아파트도 최근 금리 인하 발표 때문에 매수 문의가 늘면서 주공3단지 전용면적 102㎡ 호가는 최고 8억원에 달한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 같은 서울 재건축 강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 폭등은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2008~2009년 금융위기 이후 지지부진하던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새 아파트에 대한 강남 주민들의 욕구가 커졌다. 저금리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산가들이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도 배경으로 꼽힌다.

여기에다 지난해 민간 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된 뒤 ‘프리미엄 단지’를 표방하는 재건축 조합들이 분양 가격 인상 경쟁에 나선 것도 주요 이유라는 지적이다.

다음 달 강남 개포 주공3단지 재건축 일반분양도 고분양가로 나올 전망이어서 주변 시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주공3단지 분양이 마무리되면 올해 가격이 치솟은 데 대한 반작용으로 하반기에는 가격 상승세가 주저앉을 수 있다는 염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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