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희 기자]서울시가 21일 서울 시민의 생활상을 담은 '2016 서울서베이 도시정책지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5월말 기준 서울시에 주민등록을 둔 인구는 999만5784명으로 1988년 1000만명을 돌파한 이후 28년 만에 1000만 인구가 붕괴됐다.

서울을 빠져나간 가장 큰 이유로는 높은 주거비를 견디다 못해 경기 등에 새로 둥지를 튼 경우가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치솟는 전세에 결혼과 출산, 육아 등으로 돈 쓸 일이 많은 30~40대 젊은층이 주로 서울을 떠났다.

그러면 남아 있는 이들의 서울살이는 어떤가

◇'1~2인 가구' 절반 육박

발표 결과에 따르면 가구 구성은 1~2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48.6%를 차지했다. 10년 전인 2005년(42.4%)보다 6.2%포인트 늘어났다.

1∼2인 가구 증가로 도움이 필요할때 지탱해 줄 사회적 연결망이 느슨해진 탓에 '아플 때 돌봐 줄 이 없는' 부작용도 심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구성원수가 적을수록 비중이 높았다. 1인 가구가 24.6%로 가장 많았고 2인 가구는 24.0%로 집계됐다. 3인 가구는 22.9%, 4인 가구 21.3%, 5인 이상 가구 7.2% 순이었다.

대신 가장 비중이 높은 1인가구는 지역에 따라 특색을 달리했다. 예를 들어 관악구는 10가구중 4가구(40.9%)가 1인 가구였는데 이중 64.8%가 30대 이하였다. 반대로 10가구중 3가구 정도가 1인가구(32.7%)인 종로구는 50대 이상이 51.3%였다. 이는 집세 등 주거환경과 고령화 등에 의해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여진다.

세대별 가구 형태는 부부나 가구주가 형제자매나 기타 친인척 등과 사는 1세대 가구가 41.1%로 가장 많았다. 부부나 가구주를 중심으로 자녀, 부모 등으로 구성된 2세대 가구는 33.0%였다.

이혼이나 별거중인 가구 비율은 전년(7.5%)보다 0.8%포인트 증가한 8.3%였다. 2011년 9.5%를 기록한 이후 감소세를 이어오다 지난해 4년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40~50대에서 이혼·별거자 비율이 평균보다 높은 13.1%로 조사됐다.

서울의 평균적인 가구 모습은 구성원 평균 연령이 48.9세이며 가구원은 2.64명이었다. 가구주는 성별로는 남성(80.5%)이 대부분이었으며 주로 전문대 졸업이상 학력(56.1%)을 가졌다.

◇자치구별 학력격차 뚜렷

서울시 자치구별로 학력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대졸 이상의 학력을 가진 가구주의 비율이 가장 높은 자치구는 강남구였고, 반대로 가장 낮은 곳은 강북구로 조사됐다.

서울에서 전문대졸 이상의 학력을 가진 가구주는 전체 가구의 56.1%로 절반을 넘었고, 4년제 대졸 이상 학력을 가진 가구주는 전체 가구의 35.7%로 나타났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강남구 가구주의 51.1%가 4년제 대졸 이상의 학력을 가진 것으로 집계돼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에서 가장 높았다. 반면, 강북구의 4년제 대졸자 이상 가구주 비율은 강남구의 절반가량인 26.5%로 가장 낮아 지역 간 격차가 뚜렷했다.

전체 평균(35.7%)을 넘긴 자치구는 강남구를 비롯해 △강동구(42.5%) △마포구(41.2%) △종로구(40.7%) △강서구(40.5%) △서대문구(39.2%) △서초구(38.1%) △성동구(37.7%) △금천구(37.2%) △송파구(37.2%) △은평구(36.6%) 등 11개로 나타났다.

반대로 전체 평균에 미달한 자치구는 강북구를 포함해 △중구(27.8%) △영등포구(29.4%) △도봉구(30.9%) △중랑구(30.9%) △양천구(31.2%) △동대문구(31.6%) △광진구(31.9%) △구로구(32.0%) △관악구(32.2%) △성북구(32.7%) △동작구(33.6%) △용산구(34.6%) △노원구(34.8%) 등 14개였다.

◇'서울 사는 30대, 10명 중 9명은 전·월세'

서울에 사는 30대 가구주 10명 중 9명 정도는 자가 소유가 아닌 전세나 월세로 생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0년 전인 2005년 30대 가구주의 전·월세 비율 68.0%보다 20.0%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30대의 주거 현실은 매우 팍팍하지만 이들의 주거 안정을 위한 부채 비율은 다른 연령대보다 높았다.

부채를 갖고 있는 서울 가구는 48.4%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66.0%는 주택 임차 혹은 구입을 위해 돈을 빌렸다. 교육비 명목으로 생긴 부채는 13.1%, 재테크 투자는 8.0%였다.

부채가 있는 30대 이하 연령대 중 76.7%는 주택 임차 혹은 구입을 이유로 부채를 졌다. 이는 다른 연령대보다 높은 수치로 전체 평균을 16.7%포인트 웃도는 수치다.

40대의 20.5%, 50대의 17.8%는 교육비 명목으로 부채를 갖고 있었으며 60대 이상의 19.6%는 의료비를 위해 돈을 빌린 것으로 조사됐다.

최영훈 서울시 정보기획관은 "서울서베이 결과에 나타난 서울 시민들의 생활상을 면밀하게 분석해 시정운영과 정책수립 기초자료로 활용하겠다"며 "통계자료를 기반으로 한 과학적 시정운영의 기반을 확립해 서울의 미래를 예측, 대비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0월 한 달간 서울시내 2만 가구(15세 이상 4만6837명)와 거주 외국인 2500명을 방문해 면접하는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조사결과는 서울시 열린데이터광장(data.seoul.go.kr)에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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