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캡쳐
[김홍배 기자]‘강남패치’ ‘한남패치’

유흥업소 종사·성형 여부까지 폭로한 인스타그램의 이 계정에 무려 420개의 게시물이 올라왔고, 팔로워는 10만 명까지 달하고 있다.

해당 계정은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사진과 사생활은 물론, 성형 여부까지 적나라하게 폭로했다. 과거 성매매를 했거나 부유한 남성과 함께 사진 찍은 여성은 ‘스폰녀’로 불리며, 공격 1순위. 이 계정에 올라온 정보들은 사실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수위가 높다.

급기야 일반인들의 사생활을 폭로하는 SNS 계정으로 피해를 봤다는 고소장이 잇따라 접수됐고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24일과 27일 두 차례에 걸쳐 SNS 인스타그램에서 명예훼손을 당했다는 고소장들을 접수했다고 30일 밝혔다.

연예인들의 사생활 관련 기사를 보도하는 한 언론사의 이름을 본떠 만든 인스타그램 계정인 ‘강남패치’. 처음 이 계정은 강남지역 불법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여성들의 신상을 공개하는 것으로 출발했다.

주로 유흥업소를 방문한 남성이나 주변 지인의 제보를 받아 여성들의 신상 정보를 수집했다. 하지만 이후 유흥업소를 찾는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의 이름까지 거론됐고, 유흥업소 여성은 물론, 승무원이나 모델 등 특정 직군에 종사하는 일반인 여성들로 신상공개 범위를 넓혔다.

이 과정에서 단순히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행위를 비판하던 입장에서 성형을 많이 했거나, 학과 후배를 괴롭힌 전적도 비난의 소재로 자리 잡았다.

문제는 일반인을 소재로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나 이야기를 그대로 전하는 이른바 ‘일반인 찌라시’로 변모된 것.

그러면서 부작용이 일기 시작했다.

찌라시의 주인공이 돼 신상 정보가 공개되면서 직장으로 비난 전화가 걸려오는 등 당혹스러운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SNS 계정에서 ‘직장에 전화를 걸어 해고당하게 하자.’라는 여론을 조장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신상이 공개된 피해자들이 자신의 SNS 계정을 폐쇄하거나 비공개로 설정한다고 해도, 이미 다른 사람이 만든 계정에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직장과 학력, 거주지 등의 신상이 공개돼 더 큰 사생활 침해를 겪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문제는 ‘강남패치’에서 공개되는 신상 정보들은 주변의 제보를 통해 구성되기 때문에 얼핏 보기에는 ‘사실’로 받아들이기 쉽다는데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조직적인 폭로 계정이 성형을 소재로 하거나 여성 비하의 상징인 된장녀, 김치녀를 공격 대상으로 하는 만큼 ‘여성 혐오’가 반영돼 있다고 보고 있다. 계정이 만든 기준에 어긋나는 여성들을 무차별적으로 비난하고, 사회에서 매도당해야 하는 인물로 낙인 찍는 ‘그들만의 공개 재판장’인 것이다.

한편 경찰은 운영사에 협조 공문을 보내 운영자들을 추적할 예정이지만, 인스타그램이 미국에 본사를 둔 만큼 회사 측의 협조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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