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23세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아 미국 경찰의 조사를 받게 된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혐의가 입증될 경우 중징계를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몇 년 전까지 메이저리그는 경기장 밖에서 이런 일처럼 벌어진 사건에 대해서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관대한 입장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메이저 리그 사무국과 선수 노조가 가정폭력과 성폭력 그리고 아동학대 방지 협약에 대해서 합의를 한 이후에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미국 일리노이주 지역지인 '시카고 트리뷴'은 "강정호가 지난달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를 위해 시카고에 왔을 때 데이트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난 20대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에 수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강정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한 23세 여성은 매그니피센트 마일 지역에 있는 호텔에서 만난 강정호가 주는 술을 먹고 15~20분 동안 정신을 잃었으며 그 사이 강정호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혐의가 어느 정도 입증되면 강정호는 중징계를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현지 언론들은 사법 처리가 되기 전에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의 징계가 먼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MLB 사무국과 메이저리그선수노조(MLBPA)는 지난해 8월22일 '가정폭력·성폭력·아동학대 방지 협약'을 발표하고 해당 사건에 연루된 선수들을 엄단할 의지를 보여줬다.

이 협약에는 가정폭력, 성폭력, 아동학대 사건을 일으킨 선수들에 대해 커미셔너 권한으로 징계를 내릴 수 있다고 돼 있다.

'가정폭력·성폭력·아동학대 방지 협약'을 발표한 이후 MLB 사무국은 사건 관련 선수가 사법처리 되기 전 징계를 내렸다.

해당 협약이 발표된 이후 처음으로 관련 사건을 일으켜 징계를 받은 선수는 아롤디스 채프먼(뉴욕 양키스)이다.

채프먼은 지난해 10월 자신의 집에서 동거하던 여자친구와 다투던 도중 목을 조르고 총을 발사한 혐의를 받아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올해 1월 미국 검찰은 증거 불충분으로 채프먼을 불기소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형사 처벌 유무와 상관없이 채프먼에게 30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다.

지난해 11월초 아내를 폭행한 혐의를 받아 경찰에 체포됐던 호세 레예스(콜로라도 로키스)는 아내가 법정 증언을 거부하면서 검찰이 고소를 취하해 사법 처벌은 면했다.

그러나 MLB 사무국은 레예스에게 52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콜로라도는 지난달 중순 레예스를 방출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외야수 헥터 올리베라는 지난 4월 중순 원정경기를 위해 워싱턴을 찾았다고 여성을 폭행한 혐의로 체포됐다.

올리베라도 사법 처리와는 별도로 지난 5월 말 MLB 사무국으로부터 82경기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강정호도 혐의가 어느정도 입증될 경우 사법 처벌과 관계없이 MLB 사무국으로부터 출전 정지 징계를 받게될 것으로 보인다.

구단과 MLB 사무국은 사건의 동향을 예의주시할 계획이다.

피츠버그의 프랭크 쿠넬리 시장은 "우리 구단은 이런 종류의 혐의에 대해 무척이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MLB 사무국과 함께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 경찰의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 더 이상 할 수 있는 말이 없다"고 전했다.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시카고 경찰이 심각한 이번 일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 MLB 사무국은 조사 과정을 면밀히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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