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17일은 삼복 중 첫번째 복날인 '초복(初伏)'이다. 삼복이란 음력 6월에서 7월 사이의 절기로 초복, 중복, 말복을 의미한다.

초복은 1년 중 낮이 가장 긴 날로 알려진 하지로부터 세 번째 경일(庚日)이고, 중복은 네 번째 경일, 말복은 입추로부터 첫 번째 경일을 가리킨다. 복날은 열흘 간격으로 찾아오며 이를 삼경일 혹은 삼복이라고 일컫는다. 올해는 7월17일은 초복, 7월27일은 중복, 8월16일이 말복이다.

삼복더위를 이겨내는 복날 대표음식으로는 개장국, 삼계탕, 팥죽 등이 유명하다.

개장국은 더위로 인해 허약해진 기력을 충전시켜 주는 보양식으로 잘 알려져 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개고기가 오장을 편안하게 해주고 혈맥을 조절하며,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고, 골수를 충족시켜, 허리와 무릎 을 온(溫)하게 하고, 양도(陽道)를 일으켜 기력을 증진시킨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시대 조리서인 규곤시의방(閨是議方)에는 개장·개장국누 르미·개장고지누르미· 개장찜·누런 개 삶는 법, 개장 고는 법 등 전통 요리법이 기록돼 있다.

삼계탕은 햇병아리를 잡아 인삼과 대추, 찹쌀, 마늘 등을 넣고 고은 것으로 원기회복에 도움을 주는 보양식 중 하나로 알려진다.

이밖에 팥죽을 쑤어 먹으면 더위를 먹지 않고, 질병에도 걸리지 않는다는 의미로 초복부터 말복까지 팥죽을 먹는 풍속도 있다. 팥죽은 벽사의 효험을 가진다는 믿음을 갖고 있어 무더운 복 중에 악귀를 쫓고 무병하려는 데에서 나온 풍습으로 전해진다.

◆사상체질과 보양식

17일 초복(初伏)을 맞은 가운데 무더위를 잊기 위해 무조건 찬 음식만 찾을 경우 몸이 냉해지고 입맛도 잃는 등 건강을 해치기 쉽다.

여름철 삼복더위일수록 많은 사람들이 삼계탕을 선호하지만 삼계탕이 모든 사람에게 적합한 보양식은 아닐 수도 있다.

황민우 강동경희대학교한방병원 사상체질과 교수의 체질을 고려한 맞춤 보양식에 따르면, 소음인은 삼계탕, 소양인은 오리구이, 태음인은 설렁탕, 태양인은 연포탕이 각각 여름철 대표적인 보양식으로 분석됐다.

황 교수는 사상의학을 기준으로 이같이 각 체질별 보양식을 분류했다. 사상의학에서는 사람을 마음과 몸의 상태에 따라 소음인, 소양인, 태음인, 태양인의 사상체질로 구분한다.

소음인은 따뜻한 기운이 약해 몸이 차가워지거나 허약해지기 쉬운 체질이어서 따뜻한 음식이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다.

주로 외부에서 활동하는 경우에는 삼계탕, 추어탕, 장어구이가 좋고, 실내에서 많이 활동하는 경우엔 부추, 감자 요리, 복숭아, 토마토, 생강차, 계피차가 몸에 소음인에 좋다.

소음인은 위장기능이 약해지기 쉽기 때문에 규칙적인 식사와 소식을 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찬 음식, 날 음식, 기름진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소양인은 몸에 열이 많고 감정기복이 심한 편이다.

오리구이, 감자탕, 전복죽이 주로 외부에서 활동하는 경우에 도움이 되고, 실내에서 활동이 잦은 경우에는 참외, 수박, 오이, 굴, 해삼, 복어, 팥, 녹두, 구기자차, 복분자차, 녹차가 건강에 득이 된다.

소양인은 평소 천천히 먹는 습관과 규칙적으로 일정한 양의 식사를 하는 습관이 좋다. 채소류, 해물류 등은 몸에 좋지만 너무 매운 음식이나 기름진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태음인은 소화 및 흡수기능이 좋지만 순환이나 배출기능(땀, 배변 등)이 약해 몸이 쉽게 무거워지거나 체중이 증가하기 쉬운 체질이다.

주로 외부에서 활동할 경우에는 쇠고기무국, 설렁탕, 미역국이 도움이 되고 실내에서 활동량이 많은 태음인은 콩국수, 오미자, 마, 송이버섯, 가지, 호박 요리, 율무차, 칡차가 여름철 보양식으로 좋다.

태음인은 과식하거나 폭식하는 습관을 주의하고, 규칙적으로 일정한 양을 먹는 식습관이 중요하다. 평소 충분한 영양섭취가 필요하지만 간식을 자주 먹거나 자기 전에 먹는 습관 또는 식후에 바로 누워서 자는 습관은 피하는 것이 좋다.

태양인은 수분이 부족해 몸안이 건조하기 쉬운 체질이다.

외부에서 자주 활동하는 사람은 연포탕과 조개탕을, 실내에서 자주 활동하는 사람은 메밀국수, 포도, 키위, 솔잎차가 여름철 체력관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태양인은 평소 소식 습관이 필요하다. 맛이 담백하고 쉽게 소화 흡수되는 음식이나 지방질이 적은 해물류나 채소류 등이 몸에 좋다.

보양식은 옛부터 한여름에 야외활동으로 많은 땀을 흘리거나 과도하게 체력소모를 한 경우 영양보충을 목적으로 먹던 음식이지만 현재 모든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황 교수는 지적했다.

황 교수는 "음식은 그 성질이 강하지 않아서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과는 다르지만, 잘 활용하면 건강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실내에서 장시간 에어컨을 켠 상태로 앉아서 일하는 생활을 하는 경우에는 다이어트, 웰빙을 고려한 새로운 보양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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