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힙합 신'에서 소소하게 주목 받던 신예가 하루아침에 음원차트를 '씹어 먹는' 인기 최고의 래퍼가 됐다.

래퍼 비와이(BewhY·23)다. 엠넷 '쇼미더머니5'의 기대주로 초반부터 치고 나오던 우승 후보다.

비와이의 프로듀서로 활약한 사이먼 도미닉과 그레이는 비와이가 팀을 선택할 당시를 회상하며 "비와이가 뭐가 아쉽다고 우리한테 오겠나 했다"고 할 정도다.

기대는 그대로 현실이 됐다. 지금까지 '쇼미더머니5'를 통해 발표한 음원 성적만으로 점쳤을 때 지난 15일 비와이의 최종 우승은 예상 가능한 결과였다.

19일 서울 신사동 M아카데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비와이는 얼떨떨해 보이는 표정과 달리 "1위 가수 비와이"라는 말로 여유 있게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했다며, 특히 당찬 면모를 보였다.

"우승은 그냥 결과잖아요. 저는 우승보다 그 과정이 너무 행복하고 귀했어요. 좋은 무대와 곡을 만들어 준 프로듀서 형들한테 진짜 감사드리고요. 처음부터 끝까지 셋이 뭉쳐서 만든 우승이기 때문에 더 값지고 소중하다고 생각해요. 정말 감사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비와이)

디스와 욕설, 돈 자랑, 차 자랑을 스웨그로 내세우는 최근 힙합의 흐름에 '비와이 표 힙합'은 신선한 바람이다. 종교적인 신념을 그대로 드러내는 가사와 건설적이고 희망적인 내용으로 '착한 힙합'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러면서 비와이는 신앙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비와이는 "저는 세상 사람들이 속되게 말하는 '예수쟁이'"라고 했다. "종이와 펜만 있으면 예술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에 영향을 받아 힙합을 시작한데다, 직접 가사를 쓰고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할 수밖에 없는 힙합의 장르적 특성 상 종교는 비와이의 힙합을 구성하는 가장 주된 요소 중 하나다.

"제 삶에 있어서 그 분의 가르침이 너무 귀하기 때문에,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거든요. 제가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과 신념을 음악에 담고 싶어 하기 때문에 그런 가사가 나오는 것 같아요. 거부감을 느끼는 분도 있을 수 있어서, 제가 표현하고 싶은 것 중에서 신앙이 없는 분들과의 교집합을 많이 연구해요."(비와이)

치열한 음원차트에서 꾸준히 1위를 지키며 선전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비와이만의 스웨그"(사이먼 도미닉)다.

"자극적이지 않은데도 이렇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는 흡수력을 가진 친구인 것 같아요."(사이먼 도미닉), "종교적인 메시지를 떠나서 자신만의 스웨그를 진짜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요즘 유행하는 걸 따라가는 게 아니라 자기만의 신념을 진하게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사랑을 받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그레이)

"사실 잘 될 걸 예상하고 만든 노래는 아니에요. 그냥 만들고 싶은 음악을 만들었거든요. 하고 싶은 얘기를 했고. 원하는 걸 했는데 이런 보상을 받아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비와이)

어릴 때부터 함께 연습하며 대한민국 최고의 래퍼가 되자는 공동의 목표를 갈고 닦은 친구 씨잼과의 아름다운 경쟁도 화제가 됐다. 두 사람은 방송 내내 최고의 라이벌로 꼽히며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저희는 1차 예선 전부터 '우리 결승에서 보자'고 하고 시작했어요. 결승 무대 뒤에서 '우리 뜻대로 됐네'라는 얘기를 했죠. 행복했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같이 교회를 다니고, 학교를 다니고 항상 함께 했던 친구와 같이 여기까지 왔다는 게 정말 감사했고요. 앞으로도 씨잼과 둘이서 뭔가 만들어 갈 계획입니다."(비와이)

일단 현 시점에서 최고의 스타가 됐다. 앞으로의 행보가 가장 큰 관심사다. 프로듀서로 함께했던 사이먼 도미닉과 그레이가 이끄는 AOMG행 등 여러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사이먼 도미닉은 "와 주면 당연히 좋겠지만 비와이가 독립적으로 가고 싶으면 어쩔 수 없는 것"이라면서도 "(오지 않는다면)자주는 못 볼 것"이라며 계속해서 은근한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어디 갈 건지 물어보지도 않았고, 와 달라고 그렇게 티를 내진 않았어요. 음악적인 부분도 잘 맞았지만 이제 너무 형제가 돼 버렸어요. 그래도 프로그램이 끝나면 서로 바빠서 사이가 멀어지게 될 걸 아니까, 인간적으로 이 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싶은 거죠. 어쨌든 같은 회사면 더 도와줄 수 있으니까."(사이먼 도미닉)

"AOMG로 간다거나, 혼자 한다거나 기사는 나왔지만 사실 저는 아무런 말을 한 적이 없고요. 이제 막 프로그램이 끝나서 아직 결정된 건 없어요. 계속 생각하고 고민하는 단계입니다."(비와이)

한편 최효진 PD도 말을 거들었다. 최 PD는 "'쇼미더머니5'를 하면서 래퍼들이 가지고 있는 색깔, 이야기, 개성이 십분 표현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래퍼들의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는 구성을 만들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최 PD는 "사이먼도미닉·그레이, 그리고 비와이는 매 회 엄청난 감정 기복을 보이며 노력했다"고도 애정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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