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숙 기자]삼성전자가 164만원으로 상장 이후 최고가를 기록한 가운데 향후 200만원까지 달려갈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모멘텀과 적극적인 주주친화 정책, 지배구조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하면서 추가 상승을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원화 강세 흐름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4.73% 오른 164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1975년 6월11일 상장 이후 최고가다. 장중에는 164만4000원까지 오르면서 지난 2013년 1월 158만4000원의 사상 최고가 기록도 3년7개월 만에 갈아치웠다.

현대증권 배성영 연구원은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8조원을 넘어서면서 당초 예상을 큰 폭으로 상회한 가운데 지난해 대규모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 등 주주친화적인 정책을 펼친 것이 관건이었다"며 "삼성그룹 내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기대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목표가는 거의 200만원 선으로 현재 밸류에이션을 고려했을 때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 김용구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경기 개선세에 따른 D램과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 반등세와 휴대폰 흥행 성공이 투자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배구조 변화에 대한 기대감과 적극적인 주주친화적인 재무 정책으로 시장에서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삼성전자는 글로벌 IT 핵심주들 가운데 가장 싼 축에 속해 추가 상승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브렉시트 이후 각국 중앙은행들이 잇따라 통화 완화 정책을 펼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이 신흥국으로 몰리는 추세 또한 삼성전자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 연구원은 "MSCI 인덱스 내에 신흥국 증시 구성 종목 중 삼성전자의 비중이 가장 커 최근 신흥국으로 자금이 들어오는 만큼 기계적으로 삼성전자를 일정부분 편입해야하다보니 주가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향후 175만원까지 기대해볼 만하다"며 "분명한 것은 마켓 전략 측면에서는 포트폴리오에 삼성전자가 없으면 시장을 따라가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전자 주가가 150만원을 넘었던 2013년과 달리 수급 여건이 양호하다는 점도 주가 상승을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다.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 역시 긍정적이다.

IBK투자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3년 전에는 국내 기관의 수급 부담이 문제가 됐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150만원대 주가가 수급이라는 측면에서 국내 기관이든 외국인이든 부담이 없는 상황"이라며 "펀더멘털에 대한 기대도 긍정적이고, 컨센서스 역시 상향 추세가 유지되고 있다"면서 목표 주가를 173만원에서 180만원으로 상향했다.

실제 외국인은 삼성전자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지난달 7일 이후 매수 행진을 기록하다가 최근 11거래일간 매도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날 다시 740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었고, 기관도 68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8거래일째 순매수 행진을 보였다.

이 연구원은 "2013년과 주가 수준은 비슷하지만 현재 상황은 실적 및 주가 리스크가 낮은 편"이라며 "다만 최근 원화 강세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하반기 실적 전망에 다소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