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연일 30도를 넘는 폭염속에 생수 수요가 급증하면서 연 7000억 원 규모의 생수시장 쟁탈전이 치열하다.

18일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생수 시장은 지난해 6200억원에서 올해 7000억원으로 12.9%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2020년 생수 시장 규모는 1조원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관심은 부동의 1위 제주 삼다수를 제외한 업계 2위를 놓고 농심 백산수와 롯데아이시스 간에 벌이는 2위 경쟁이다.

2012년 12월 국내 생수시장에 첫 선을 보인 농심 백산수는 건강에 좋은 백두산 천연광천수라는 입소문 덕에 갈수록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풍부한 미네랄과 뛰어난 물맛이 각종 마케팅 활동을 통해 알려지면서 최근 생수의 수원지와 품질을 꼼꼼하게 따져보는 소비자가 늘었다. 이에 백산수 매출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덕분에 농심 백산수는 지난해 12월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8.0을 제치고 처음으로 생수시장 점유율 2위에 오른데 이어 올해에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까지 5%대 중반이던 점유율은 올 1월 6.9%로 뛰어 7%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매출액도 가파른 성장세다. 농심은 백두산 백산수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1.7% 성장한 9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생수시장 주요 브랜드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이며, 전체 생수시장 성장률 12%와 견주더라도 3배가 넘는 수치다.

분기 누적매출로는 제주 삼다수가 45.7%의 시장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으며, 백산수(6.8%), 아이시스8.0(5.2%)이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백산수의 매출 상승은 대형마트에서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대형마트내 백산수의 시장점유율은 11.2%로 전체시장에서 거둔 성적보다 높다.

농심 관계자는 "주부들의 구매결정권이 높게 작용하는 대형마트 특성을 감안하면 백산수가 가족 생수로 인식되고 있다는 근거"라며 "백산수의 품질 우수성을 중심으로 한 마케팅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심은 다양한 마케팅 및 영업활동으로 백산수를 수년 내에 국내 1등 생수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과거 농심이 삼다수를 1위로 올려놓은 배경에는 제주 화산암반수라는 물의 특징이 크게 작용한 만큼, 농심은 한라산보다 더 높고 깨끗한 백두산의 화산암반수 백산수로 국내 시장의 1위를 탈환하겠다는 것이다.

농심 박준 대표이사는 "농심이 지난 50년 동안 '면(麵)의 역사'를 써 왔다면 앞으로는 '물의 신화'를 만들어 갈 것"이라며 "백산수 신공장이 풀가동되고 중국 내 판매와 해외수출이 본 궤도에 오르면, 한국기업의 생수 브랜드가 세계적인 생수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후발주자였던 농심 백산수에 2위 자리를 내준 롯데칠성음료는 단일 브랜드로는 밀렸지만 다브랜드 전략으로 전체 업계점유율은 아직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아이시스8.0과 아이시스(지리산 산청수, 평화공원 산림수 등) 두 브랜드의 1분기 점유율을 더하면 7.8%로 농심 백산수에 앞선다.

충북 청원군 소재 암반대수층의 천연광천수 아이시스8.0은 2013년부터 깨끗함과 건강함을 대표하는 배우 송혜교를 모델로 한 광고를 선보이며 생수시장에 강자로 자리매김 했다.

여기에 올해 초 KBS 인기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PPL로 참여해 '아이시스8.0' 알리기에 나섰다.

아이시스8.0은 극 중 물과 자원이 부족한 가상의 공간 '우르크'에서 구호물품으로 등장해 극한의 환경 속에 지쳐가는 사람들의 생기를 되찾아 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극 중 배우들이 항상 챙기고 다녀도 이야기 흐름을 해치지 않는 자연스러운 PPL 제품으로 평가 받았다.

또한 경기도 연천 지역에서 취수한 천연 미네랄워터 '아이시스 평화공원 산림수'와 경남 산청 청정지역에서 끌어올린 '아이시스 지리산 산청수', 백두산 청정 원시림 보호구역에서 생산하는 화산암반수 '백두산 하늘샘'까지 소비자들에게 깨끗한 물로 각인되고 있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아이시스 브랜드가 나눠져 있어 특정 브랜드로 한정하면 점유율 순위로는 다소 낮게 집계될 수 있다"며 "각 제품에 대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해태 강원평창수, 풀무원 샘물, 하이트진로 석수, 코카콜라 휘오 순수, 이마트 봉평샘물 등도 점유율을 조금씩 늘려가며 시장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불황 속에도 생수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업체간 경쟁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다수는 지난 3월 첫 출시 이후 처음으로 디자인 리뉴얼까지 단행하며 브랜드 경쟁력 상승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농심과 롯데칠성 등도 적극적인 홍보·마케팅 활동으로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삼다수와 타 회사간의 점유율 격차가 크기 때문에 쉽게 순위가 바뀌긴 어렵겠지만, 경쟁사들의 적극적인 공세로 삼다수가 안심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현재 생수시장은 기존 제조업체 브랜드(NB)와 대형마트·편의점들의 자체 PB제품과의 가격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며 "성장성이 밝은 만큼 올해 역시 뜨거운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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