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그룹 '소녀시대'가 연애시대로 접어들었다.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 수줍어서 말도 못하고"라고 노래하던 소녀들이 하나둘씩 짝을 만나며 숙녀로서 핑크빛 사랑을 키우고 있다.

총 9명의 멤버 중 3명이 열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센터' 윤아(24)는 올해 초 가수 겸 탤런트 이승기(27)와 교제 중인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해 9월부터 사귀기 시작한 두 사람은 동국대 선후배 사이로 집이 근처다. 주로 자동차 데이트를 했다. 이승기는 윤아를 이상형으로 꼽아왔다.

패셔니스타로 주목 받고 있는 수영(24)은 탤런트 정경호(31)와 교제 사실을 시인했다. 이들은 수차례 열애설에 휘말렸으나 부인해왔다. 중앙대 연극학과 선후배 사이로 기독교인이라는 공통점으로 사이가 깊어졌다.

티파니(25)는 한류그룹 '2PM' 멤버 닉쿤(26)과 사랑에 빠졌다. 미국 국적인 둘은 지난해 말부터 4개월째 연애 중이다.

'댄싱머신' 효연(25)은 작가 김준형(35)과 사귀다 헤어졌다. 김씨는 친구들 모임에서 장난을 치던 중 효연에게 눈 분위를 맞았다며 그녀를 경찰에 신고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앞서 '얼음공주' 제시카(25)는 재미교포 금융인 타일러 권과 열애설이 불거졌다. SM은 그러나 친한 오빠 동생사이라면서 두 남녀의 관계를 부인했다.

2007년 싱글 '다시 만난 세계'로 데뷔한 소녀시대는 '지' '소원을 말해봐' 등의 히트곡을 내며 2010년대 초 국민 걸그룹으로 떠올랐다.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에서 인기를 누렸고,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프로듀서로 유명한 테디 라일리(47)와 손잡고 미국 진출을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예전만큼의 반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작년 1월 발매한 정규 4집 '아이 갓 어 보이', 지난달 2월 내놓은 미니 4집 '미스터 미스터'는 소녀시대에게 차트 1위를 안겨줬다. 그러나 신드롬에 가까웠던 과거 앨범들의 호응을 감안하면, 만족할 수 없는 성과다.

올해 데뷔 7년째인 소녀시대는 같은해 등장한 그룹들로 해체설에 시달리고 있는 '원더걸스'와 '카라'에 비해 안정적인 기반을 다지고 있다. 그러나 섹시와 색다른 퍼포먼스로 무장한 후배 걸그룹들이 치고 올라오는 가운데 정상의 자리를 위협받고 있기도 하다.

차별화를 꾀하고 있지만 대중에게 이미 익숙해진 소녀시대는 예전과 같은 '환상성'을 주지 못한다. '원더걸스' 멤버 선예(25)처럼 결혼으로 아이돌의 환상을 깬 이들도 있으나, '관리의 SM'으로 불리는 매니지먼트사 SM엔터테인먼트의 기획력으로 포장된 소녀시대의 판타지는 대단했다.

연예계 관계자는 "미디어들 역시 소녀시대에게서 환상을 찾기보다는 소비적으로 대하는 형국"이라면서 "멤버들의 열애설이 연이어 터진 것은 우연이 아니다. 판타지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결국 잇따른 열애설은 소녀시대가 기로에 서 있다는 반증이다. '핑클'처럼 공식 해체를 발표하지 않은 팀도 있지만, 한국에서 걸그룹의 수명은 길지 않다.

또 다른 연예계 관계자는 "소녀시대가 장수하기 위해서는 국민 걸그룹의 타이틀을 유지하려는 글로벌 프로젝트보다 끊임없이 자기 쇄신하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뮤지션이 아닌 연예인으로서 소비되는 최근의 행태에 대해 스스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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