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네이버 카페)
[김승혜 기자]최고 40도를 넘나드는 폭염으로 에어컨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우려했던 ‘폭탄고지서’가 각 가정으로 배달됐다.

서울 도봉구 다섯 식구가 사는 가정의 주부 이 모씨(여.45)는 7월 초부터 한 달간 사용한 전기요금이 34만 원 넘게 나왔다. 전기 사용량은 780kWh, 전달 사용량의 두 배가 채 되지 않는데, 요금은 4배나 나왔다.

이씨는 “7월은 거의 열대야가 시작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사실, 이제 8월이 너무 걱정됩니다”며 한숨을 쉬었다.

마포의 심 모씨(여,39세)도 “한 300kWh 정도 평균 쓰는 사람인데 (이달에) 800kWh 가까이 쓰면서 37만 6천 원 나왔다”고 말했다.

이렇듯 8월 전기요금 고지서가 발송되면서 전기료 폭탄은 현실이 되고 있다. 전기 사용량이 500kWh를 넘어가면 이처럼 요금은 급격히 올라가기 때문이다.

배송을 앞둔 고지서들을 살펴보니, 2, 30만 원 넘는 요금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수십만원의 고지서를 받았다는 사진과 글이 빗발쳤고 최고 100만원에 육박한 고지서도 공개됐다. 1만~3만원으로 예상 밖에 '선방'했다는 글도 있었다.

94만6280원(1505Kw)이 청구됐다고 밝힌 누리꾼의 고지서를 보면 같은 면적의 평균 전기료 22만9180원(611kw)보다 2배 가량 많이 사용했지만 요금은 4배 넘게 나온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할인 혜택을 받아도 가정용 전기료가 일반용(소규모업체 등)보다 비싸다며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세 자녀 전기료 할인 혜택 대상자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난달 26만원의 요금이 나왔다며 "사용량이 710kw인데 회사는 가정보다 두 배 가까이 더 쓰고(1257kw) 겨우 22만원 나왔다"며 "이를 가정용으로 계산하면 74만원이 나온다. (오히려) 다가족에 징벌적으로 전기료를 때리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반면 생각보다 적은 전기료를 받았다며 고지서를 인증하는 누리꾼들도 상당수 보였다. 이들 중에선 1만~3만원 가량의 전기료 고지서를 받았다는 누리꾼도 있었다.

회사원 이모씨(32)는 "7월에 전기료 폭탄으로 긴장하고 있었는데 휴가로 집을 비워서 6월보다 2만원 늘어난 6만5000원 정도에 그쳤다"고 밝히면서도 "이번 달에 에어컨을 사용한 시간이 더 길다"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렇듯 폭염이 기승을 부린 8월 사용량이 요금에 반영되면 말 그대로 '전기료 핵폭탄'‘은 고스란히 서민들 몫이다.

하지만 정부가 여름철 전기요금에 대해 깎아주기로 한 금액은 최대 4만3300원에 불과하다.

한편 정부는 폭염으로 들끓는 민심을 달래고자 7~9월 전기료 '한시적 인하'를 결정했다. 현행 누진제 6단계의 폭을 각각 50kWh씩 넓혀 아래 단계 요금을 적용토록 하는 방안이다. 이 방안으로 가정마다 약 20%의 요금 절감이 예상된다. 7월분은 소급해서 할인할 계획이다.

정부는 올 연말까지 가정용 누진세를 포함 전기료 체계를 손질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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