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 쇼핑몰 시장의 급성장세 속에서 침체기를 겪고 있는 유통채널 중에 유일하게 편의점만 성업 중이다.

거리 하나에 3~4개의 점포가 들어서면서 전국의 편의점 수는 최근 3만개를 넘어섰다. 바야흐로 '편의점 전성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유통산업 전반에 대한 규제 환경과 1인 가구의 증가, 높은 인구 밀도 등을 고려할 때 편의점 업태의 고성장은 일견 담보가 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편의점 업계는 잘나가고 있지만 정작 상당수 가맹점주들은 치열한 경쟁과 인건비 부담 속에 '밤새 벌어 본사 배만 불린다'는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업계 호황이라는 후광효과로 '과잉 기대'에 찬 자영업자들을 '레드오션'으로 몰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들린다. 더 나아가 이는 편의점 산업 자체를 위협할 수 있는 리스크라는 지적도 나온다.

◇편의점 3만개 시대… 향후 2~3년간 年15% 성장 지속

BGF리테일 'CU', GS리테일 'GS25', 롯데 '세븐일레븐'이 사실상 3분하고 있는 편의점 시장은 지난 2014년 8월 규제완화와 지난해 1월 담배가격 인상이 맞물리며 전년 대비 30%나 성장했다.

지난해 30%의 성장률 중 20%P가 담배가격 인상에 서 온 만큼 향후 성장률이 10% 미만으로 하락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오지만, 올해 신규 출점 수가 10%를 넘기 때문에 출점에 따른 매출 증가 효과만으로도 10%의 매출은 담보된다.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는 불필요하다는 이야기다.

특히 국내 유통환경 탓에 이 같은 '출점에 의한 성장'은 향후에도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형마트 및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출점 및 영업시간 규제로 식품을 유통할 수 있는 업태 중 출점을 통한 성장을 추구할 수 있는 업태가 편의점 밖에 없다.

여전히 7만개의 소규모 동네 슈퍼가 영업을 하고 있는 만큼, 이들의 편의점 전환만을 고려하더라도 현재 3만개 수준의 편의점이 연간 10% 수준(3000점)의 출점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또 상대적으로 소규모의 자금으로도 편의점업에 뛰어 들수 있는만큼, 자영업자들의 창업 수요도 충분하다. 게다가 후발주자 신세계 '위드미', 홈플러스 '365플러스' 등은 기존 3사보다 더 초기비용을 낮춰 편의점업을 희망하는 자영업자들의 창업 수요를 흡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출점에 의한 성장' 외에도 도시락과 같은 즉석식품의 매출 증가에 따른 성장세도 예상된다. 편의점이 여러 곳으로 확산되며 접근성도 이전보다 더 높아지게 돼 접근성이 중요한 패스트푸드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기존점 성장률도 4% ~5%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지난해 담배가격 인상에 따른 일회성 요인이 사라지더라도 편의점 시장은 매년 전년 대비 15% 수준의 성장은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편의점 우후죽순… "힘들다" 울상짓는 점주들 늘어

이처럼 업계는 호황이지만 일부 직영점이나 목이 좋은 곳에 위치한 가맹점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업주들은 만족할만한 수익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편의점 신규 출점 거리를 반경 250m로 제한하고 있긴 하지만 같은 브랜드에만 해당되기 때문에 출점 경쟁은 생각보다 훨씬 치열하다. 도로를 마주보거나 한 건물 지나 다른 브랜드의 편의점이 입점돼 있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 '24시간 영업'으로 인건비 부담도 상당하다. 편의점 한 개를 운영하면서 직장인만큼 월급을 벌려면 부부가 마주보고 밥먹을 시간은 포기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당연한 듯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경기 고양시 주택가의 한 편의점 점주는 "평일엔 부부가 밤낮으로 교대하며 편의점 카운터를 보고 있고 주말에만 아르바이트생을 쓴다"면서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임대료, 전기요금, 회사 지급분을 빼면 손에 쥐는 돈이 적어 생활이 안된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초창기 대로변이나 중심가의 편의점들은 월 1000만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고, 지금도 잘 나가는 곳은 상당한 이익을 점주들이 가져간다"면서 "하지만 편의점 수가 늘어나면서 지금 신규 출점하는 곳들은 주택가 이면도로의 편의점이 대부분이라 기대 수익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편의점 가맹을 희망하는 분들에게 이러한 점들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드리고 있다"면서 "입점 상권을 분석해 구체적으로 '점주+1아르바이트 생'일 경우 월 기대 수익, '점주+2아르바이트생'일 경우 등에 대해 면밀한 분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요즘 편의점업에 새로 뛰어들어 본인은 직접 매장에 있지 않고 다른 일을 하면서 월 400~500만원의 수익을 올리려면 편의점을 최소 3~5개는 운영해야 한다"면서 "편의점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보거나 입지나 상권, 임대료가 다른 대로변의 편의점과 수익을 비교하기보다는 투입자금을 고려한 실제 수익률이 얼마냐는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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