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19년 6월 18일, 이승만이 일본 천황에게 보낸 대한민국 건국 통보 공식문서
[김민호 기자]더불어민주당 3일 제4348주년 개천절을 맞아 "이승만 대통령조차 '1948년 대한민국을 건국했다'고 말한 적이 없다"며 건국절 주장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기동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현안 브리핑을 통해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1919년 '우리나라를 독립적인 주권국가로 인정'하라며 일왕에게 보낸 편지가 공개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기 대변인이 밝힌 이승만 전 대톨영이 일왕에게 보낸 현지 내용을 살펴보면,

“대한민국(the Republic of Korea)의 이름으로, 그리고 그 권한에 따라 나는 일본에 요구한다. 모든 무장세력과 군대, 그리고 통상적인 외교사절과 자문관들을 제외한 모든 일본 관리들과 시민 등을 한국에서 철수시켜라. 우리는 대한민국이 독자적이고 독립적인 주권국가(distinct, independent, sovereign State)임을 공식 인정해 주기를 바라며, 이에 부합하지 않는 모든 조약상의 약속들은 무효로 간주될 것이다...중략”

이는 1919년 6월18일 이승만이 대한민국 대통령(President of the Republic of Korea, 당시 공식명칭은 대한민주공화국 집정관총재)으로서 일본 국왕(‘천황’)에게 보낸 공식 문서 내용의 일부지만 이는 이승만을 국부로 받들면서, 그가 주도한 1948년의 분단 단독정부 수립으로 대한민국이 비로소 건국된 것이라며 1919년 건국을 부인하고 임시정부 및 동북지역 무장항일투쟁 역사를 깎아내려 온 ‘이승만주의자’들과 뉴라이트의 ‘1948년 8월15일 건국절’ 주장과 정면 배치되는 것으로, 이승만주의자들에겐 자가당착이 된다는 것이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고(故) 이승만 대통령은 '우리는 대한민국의 독자적이며 독립적인 주권국가라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길 바란다'고 적시한 내용이 밝혀졌다"면서 "건국절을 주장하는 일부 세력이 이승만 대통령의 뜻을 자기 식대로 왜곡해 해석하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박근혜 대통령께선 광복절 경축사에서 올해를 건국 68주년이라고 표현했고, 교육부도 2015년 교육과정을 개발하면서 연구진의 동의 없이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1948년 대한민국 수립'이라고 표현해 논란이 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일이 벌이는 것이 얼마나 무지하고, 왜곡된 역사의식에서 나온 것인지 똑똑히 인식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기 원내대변인은 "대한민국은 1919년에 탄생했다"면서 "제4348주년 개천절을 맞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강조한다"고 밝혔다.

이 문서는 이종찬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 회장(우당기념관 이사장, 전 국정원장)이 2일 공개했다.

이 문서에서 이승만은 자신이 “1919년 4월23일 한국이 완전하게 조직된 자주통치국가(completely organized, self governed State)가 됐음을 ’당신’(you, 일본 국왕)에게 공식적으로 통보하라는 한국민의 명령을 받았다”면서 이 모든 공식 업무들이 이에 입각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에 앞서 그해 3월1일 한국 전역의 3백 곳이 넘는 지역에서 한국민의 총의와 의지에 따라 작성된 독립선언서가 낭독되고 선포됐다는 사실, 13도 대표들이 선출됐고 이들이 4월23일 서울에 모여 입법부(the Korean National Council, a representative legislative body, to govern Korea)를 구성했으며 거기서 자신을 대한민국 대통령(President of the Republic of Korea)으로 선출하고 다른 집행(행정)부 관리들(executive officers)도 선출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승만의 자필 사인(Syngman Rhee)이 선명한 이 문서는 대한민주공화국(‘한성정부’) 수립(1919년 4월23일) 당시 미국에 체류 중이던 이승만이 자신이 대통령에 선출된 사실을 통보받고 이를 수락하면서 워싱턴 현지에 대한민국 미국 사무실을 차리고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주요국과 일본 등 각국 원수들에게 그 사실을 공식 통보한 문서 가운데 하나다.

이 문서를 공개한 이종찬 회장은 “1948년 건국을 주장해온 이승만 추대세력에겐 자가당착”이라고 말했다. 집안의 전 재산을 털어 만주에 신흥무관학교 등을 세워 독립운동에 평생을 바친 우당 이회영의 손자인 이 회장은 “지난달 28일 광복회가 주최한 ’바른 역사 아카데미’(9월28일~12월21일 매주 수요일 열리는 역사강좌) 제1주제(‘민족사적인 건국과 대한민국 정부 수립’) 제1 특강 강사로 나섰을 때에도 그 사실을 지적한 바 있다”며 “1948년 건국 주장자들에겐 가장 뼈아픈 문서일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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