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현 금감원장, '시장의 힘'에 의한 금융회사 구조조정 시사

금융감독원이 영업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부실 증권사의 자진 퇴출을 유도키로 했다..

최수현 금감원장은 9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계 증권사 등 경쟁력을 상실한 금융사에 대해서는 자진퇴출을 유도하는 등 '시장의 힘'에 의한 금융회사 구조조정을 촉진하겠다"고 밝혔다.

▲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우>
최 원장은 "국내 금융산업의 수익성이 2011년 이후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추세"라며 "지난해 전체 금융회사 가운데 390개사(15%)가 적자를 기록했고, 저축은행과 증권사의 경우 적자업체의 비중이 40%를 초과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저성장, 저금리 등 경제구조적 변화로 금융산업의 수익 기반이 크게 약화되고 기업부실이 확대됐기 때문"이라며 "정체된 국내시장에서 이자이익과 위탁 수수료 비중이 높은 은행, 증권사의 편중된 수익구조도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사의 순이익이 급감했음에도 인건비 등 판매관리비는 오히려 증가해 고정비용화되는 등 경비절감노력이 미흡한 것도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 2013년 증권사 영업 실적
한편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사 개인정보 유출사태 등에 관해 "3050개의 전 금융사와 금융협회가 자체적으로 수행한 고객정보보호 실태 점검결과를 취합·분석하고 있으며, 미흡한 회사에 대해서는 별도의 현장점검을 통해 문제점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피해 가능성에 대해서는 "해외 인터넷가맹점을 통한 부정사용 방지를 위해 카드사의 부정사용방지시스템(FDS)을 보강토록 지도했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금감원은 정보기술(IT), 개인정보 관련 조직을 개편하고, 외부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자체 IT 검사역량을 높여 금융회사의 보안이행 실태에 대한 기획·테마검사, 불시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종전의 백화점식 검사에서 벗어나 금융사의 경영상황에 대한 위험요인 발굴에 집중하는 정밀진단형 경영실태평가 중심으로 개편하겠다"며 "법규위반과 리스크 취약부분 등에 대해서는 시기와 금융권역에 구애받지 않고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부문 및 테마 검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최근 발생한 KT ENS 사기대출 사건에 금융감독원 직원이 연루된 것과 관련해서는 "향후 검찰 수사결과 범죄사실이 확정될 경우 면직 등 엄정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지금까지 추진해온 쇄신노력을 전면 재점검하고, 미진한 부분을 적극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그간 감독당국은 금융사에 대해 비용절감 등 경영혁신 노력을 지속적으로 촉구하는 한편 해외시장 진출을 제도적으로 지원했다"며 "하지만 금융사들의 자구노력이 수익 개선으로 이어지기에는 여전히 부족하고, 경기회복 향방에 따라 수익전망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감독당국은 금융회사의 건전경영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금융회사가 지속적인 경영혁신을 적극 지도하겠다"며 며 "금융사의 안정적 수익기반 확충을 위해 맞춤형 보험상품 개발, 펀드 슈퍼마켓 설립 등 새 금융수요에 부합하는 금융상품 개발과 금융서비스 혁신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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