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문점 방문한 서맨사 파워 주유엔 美 대사
[김홍배 기자]미국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열린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 과거 어느 때보다 강한 표현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한국에 확장억제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미국이 강력한 표현으로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제공 공약을 확인한 것은 북한의 무모한 핵·미사일 개발이 한미동맹을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단계에 도달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의 북한 선제공격 주장이 제기되는 가운데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미국이 북한 선제공격의 최적 시기를 놓쳤기 때문에 무력을 동원해 북한을 공격할 가능성을 적다"고 분석했다.

25일 미국의소리방송(VOA) 중국어판은 '미국은 진짜 북한을 공격할 것인가'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이 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VOA는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 능력이 강화되고 특히 핵탄두 장착 가능 탄도미사일이 미국 본토에 대한 위협이 증폭된 가운데 최근 들어 북한의 핵자산(시설)을 선제타격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면서 "그러나 북한 문제를 지속해서 연구해 온 전문가들은 미국이 2002년 북한을 군사적으로 타격하는 최적의 시기를 놓쳐 북한 무력공격에 대한 장애물은 더 많아졌다고 본다"고 전했다.

언론에 따르면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방장관을 지낸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과 당시 국제안보 담당 차관보였던 애슈턴 카터 현 미 국방장관은 지난 2006년 7월8일 타임스지에 낸 공동기고문에서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을 주장했다. 해당 기고문 게재에 며칠 앞서 북한은 대포동 2호를 시험발사했지만 실패했다.

VOA는 페리 전 장관이 2006년 기고문에서 북한 선제 공격은 약 100만명의 인명피해와 1억 달러의 재산손실을 초래할 것으로 추정했다면서, 현시점에서 공격에 따른 대가는 이보다 더 클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 외교 전문기자 데이비드 생어는 VOA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선제공격을 주장했던 페리 전 장관도 현 시점에선 무력 공격을 강행할 수 없다고 볼 것"이라면서 "2002년 말에서 2003년 초 북한이 핵연료봉을 꺼내 핵무기화를 시도했던 최적의 공격시기를 놓쳤다"고 주장했다.

부시 행정부 산하 국가안전보장회의 비확산 담당 선임 국장을 지낸 적이 있는 로버트 리트웍 우드로윌슨센터 국제안보담당 국장도 군사타격 실행가능성에 관련해 현재는 과거보다 훨씬 어렵다고 분석했다.

리트웍 국장은 "공개적으로 북한이 핵무기 원료가 되는 플루토늄을 어디에 뒀는 지에 대해 모르기 때문에 타격목표를 지정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면서 "아울러 이런 선제공격은 정치적인 문제를 야기시킬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어떤 미국 대통령도 이 같은 선제군사타격 결정을 내리지 못할 것"이라면서 "이는 한반도의 전면전 상황을 초래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생어 기자는 "미국은 공격 시작 4,5일 심지어 일주일 내에 승리를 거둘 수 있지만 북한의 재래식 무기 때문에 서울은 24시간 안에 함락될 수 있다"면서 "북한 재래식 무기의 무력화는 아직 해결할 방법이 없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생어 기자는 이달 초 서맨사 파워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미국은 북한 문제를 다루기 위해 모든 도구를 사용할 의지가 있다"고 언급한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최근 미국 정부의 선제공격 논의는 상당히 진지해 보인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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