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여옥 전 의원
[김민호 기자]'비선 실세' 의혹에 휩싸인 최순실 씨가 '드레스덴 선언문'을 비롯한 다수의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을 사전에 미리 받아 봤다는 보도가 지난 24일 방송된 JTBC에서 나왔다.

이에 JTBC 뉴스룸의 앵커인 손석희 사장의 예전 MBC 재직 시절에 있었던 박근혜 대통령과의 일화가 다시 화제로 떠올랐다. 박근혜 대통령은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생방송 인터뷰 도중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여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한나라당 당대표였던 박 대통령은 2004년 4월 9일 MBC '시선집중'에 출연했다. 이른바 노무현 대통령 탄핵정국이 펼쳐진 시점이었다. 사회자였던 손석희 앵커는 박근혜 대표와의 전화통화에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CF에 대한 화제를 시작으로 '거여견제론', '거야심판론' 등을 질문했다. 

손 앵커는 "한나라당이 다수 의석을 얻어야 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경제 회생론'의 근거가 무엇이냐"고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여당이 못한다면 야당이라도 나서서 해야되지 않느냐"고 답했다. 

하지만 손 앵커는 "단지 그 이유뿐이냐"며 다시 근거 제시를 요구했고, "한나라당의 전신인 신한국당이 거대여당의 위치에 있을 때 IMF 환란이 빚어진 것은 어떻게 설명하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박 대통령은 "한쪽만의 책임은 아니다"면서 "한나라당은 새롭게 거듭나는 정당"이라는 식으로 정확한 답변을 피해갔다.

그러나 손 앵커는 "과거보다는 미래에 대한 약속을 하시는 것 같은데, 유권자들은 과거를 보고 판단하지 않느냐"고 재차 박 대통령에게 물었고, 당황한 박 대통령은 결국 "저하고 싸움하시자는 거예요?"라며 발끈해버리고 말았다.

프로그램이 끝나자 당시 전여옥 한나라당 대변인은 "손석희 씨가 사전 질문서에 없는 질문을 하는 등 인격모독이고 악의적인 방송이었다"고 강하게 비난을 했다. "사전에 보고도 받지 않은 내용을 그렇게 물으면 아무리 순발력이 있어도 당황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한 전 대변인은 " '싸우자는 것이냐'고 한 것은 손석희 씨가 너무 일방적으로 몰아가니까 나온 말"이라고 밝혔다.

그러던 전여옥 대변인은 대선을 앞둔 2007년 4월 "박근혜 대표 주변사람들은 무슨 종교집단같다"는 발언을 하며 박근혜 대통령과 결별했다.

이어 2007년 7월 12일에는 여의도 당사와 이명박 캠프 사무실에서 잇따라 기자회견을 갖고 "이명박 전 시장을 돕는 길만이 정권교체의 지름길이라 확신한다"며 이명박 후보 지지를 공개 선언하기도 했다. 

최근 최순실 사태를 겪으며 그가 박 대통령에 대한 어록이 화제가 돼 시사플러스에서 정리했다.

"박근혜 위원장은 자기의 심기를 요만큼이라고 거스리거나 나쁜 말을 하면 절대로 용서하지 않는다. 그가 용서하는 사람은 딱 한 명 자기 자신이다."

"하루는 어머니들과의 대화를 위해서 패스트푸드점을 찾았는데 박근혜 위원장이 햄버거를 먹지 않고 있기에 '왜 먹지 않냐'고 물었더니 대답이 없더라.보좌관이 포크와 나이프를 들고 오니 그제야 먹었다."

"박근혜에게 한나라당은 '나의 당'이었다. 한국은 아버지가 만든 '나의 나라'였다. 국민은 아버지가 긍휼히 여긴 '나의 국민'이었다. 물론 청와대는 '나의 집'이었다. 그리고 대통령은 바로 '가업'(my family's job)이었다.

"친박 의원들이 박근혜 대표의 뜻을 헤아리느라 우왕좌왕하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면 박 대표는 '제가 꼭 말을 해야 아시나요?'라고 단 한 마디 한다. '내가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해라'하는 것은 그 자체가 비민주적이다."

"박근혜는 늘 짧게 대답한다. '대전은요?', '참 나쁜 대통령' 등. 국민들은 처음에는 무슨 심오한 뜻이 있겠거니 했다. 그러나 사실 아무 내용 없다. 어찌 보면 말 배우는 어린애들이 흔히 쓰는 '베이비 토크'와 다른 점이 없다."

"박 대표 바로 뒷줄에 앉아 있었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의원들이 말했다. '대표님 머리에 우비 모자 씌워드려야지.' 나는 당황했다. 자기 우비 모자는 자기가 쓰면 되는 것 아닌가? 내가 씌워드렸지만 박 대표는 한마디도 없었다."

"박근혜는 전당대회에서 "한나라당은 부정부패 연루자를 보호하지 않으며, 기소되면 당원 자격을 정지시키고 유죄가 확정되면 영구 제명하겠다"고 말했는데 부정부패로 유죄가 확정돼 2년반 콩밥을 먹은 사람을 당을 쇄신할 비대위원으로 임명했다"

"박근혜는 대통령 될 수도, 되어서도 안 된다. 정치적 식견ㆍ인문학적 콘텐츠도 부족하고, 신문기사를 깊이 있게 이해 못한다. 그녀는 이제 말 배우는 어린 아이 수준에 불과하다."

"영등포에 손가락이 잘린 분들이 많은데 유신독재때?시설 공장에서 각성제를 먹고 졸면서 일하다가 사고를 당한 사람들이다. 산업화의 영웅은 그들인데 꽃다발도 없고 명예도 없다."

"박근혜는 공천 승복하는 것이 정도라고 얘기하지만 정작 박 위원장 본인은 승복하지 않았다. 친이계에 천 승복하라고 말하는 것은 자기모순이다."

"보좌관이 박근혜 위원장의 쓸 샴푸를 사야 하는데 단종이 돼 아무리 찾아도 못 찾았다. 왜 최근 나온 제품들을 안 쓰고 옛 제품만 고집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박근혜 위원장은 클럽에 갈 때에도 왕관을 쓰고 갈 것 같다."

"박근혜 위원장의 자택 서재를 둘러보고 박 위원장의 지적 인식능력에 좀 문제가 있다 생각했다. 서재에 일단 책이 별로 없었고 증정 받은 책들만 주로 있어 통일성을 찾기 어려웠다. 그래서 '여기가 서재인가'하는 생각을 했다."

"여러분, 한 번 속으면 속인 사람이 나쁜 놈입니다. 그러나 두 번 속으면 속은 사람이 바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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